동탄 ‘러브유어스아뜰리에’
봄이라고 꽃을 떠올리는 것은 진부하다. 그러나 진부한 것만큼 편안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게 또 있을까. 제멋대로 자라난 색색의 꽃들을 모아 정성스레 엮으면 사랑이 담긴 작품이 된다.
글 차예지 사진 김성재(싸우나스튜디오)
꽃을 만진 지 10년이 넘었다는 러브유어스아뜰리에의 전지안 대표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꽃을 다듬었다. 손이 너무 빨라 사진으로 담기 어려울 정도라 꽃을 다루는 내공이 느껴졌다. 다른 지역에서 가게를 운영하다 동탄에 온 지는 1년 남짓 되었다고.
그렇게 오랜 시간 꽃을 만져온 그이지만 꽃 관련 일은 체력이 너무 많이 든다며, 할 게 못 된다는 귀여운 푸념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매일 꽃을 보며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싱그러운 향에 잠시 찾은 이들도 좋은 기분을 얻어가는 곳에서 매일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내심 부럽기도 하다.
“꽃집을 하다 너무 힘들어서 한 3년 정도 다른 가게들을 했었어요. 근데 어쩌다 보니 다시 꽃집을 하게 됐어요.”
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근심이 사라지는 기분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아름다운 것은 금방 사라진다지만, 꽃을 집에 들이면 최대한 오래 두고 보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꽃다발을 선물 받았다면, 묶여있던 끈과 포장재를 제거하고 꽃병에 옮기는 게 좋다. 물을 매일 갈아주면서 꽃을 돌보면 조금이라도 오래 볼 수 있다. 처음부터 생명력이 긴 종류의 꽃을 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오래 가는 꽃을 원한다면 꽃잎의 수분이 적은 종류를 고르는 게 좋다. 꽃잎이 종잇장 같은 느낌일수록 오래 간다.
“그런데 솔직히 꽃은, 받는 순간의 기쁨이 전부가 아닐까 생각해요.”
우문현답이다. 꽃다발은 선물 받는 순간을 위해 존재하는 아름다운 사치품이기에. 그런 만큼 꽃을 골라 최적의 조합을 만들고 포장하는 일도 중요하다. 가게 한편에 쌓인 포장지와 리본의 종류도 수십 가지다. 꽃다발 디자인의 유행도 자주 바뀌기 때문에 끊임없는 공부가 필수다. SNS가 발달한 요즘은 꽃다발 사진을 미리 찾아보고 주문하는 경우가 많기에 사진 실력도 중요한 마케팅 요소가 됐다.
손님들이 요즘 가장 많이 찾는 꽃은 프리지어다. 소담한 노란 꽃잎과 짙은 향기를 가진 프리지어는 봄이 제철이다. 5월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꽃, 카네이션도 인기다. 카네이션은 우리가 잘 아는 빨간색뿐 아니라 연분홍, 보라색 계열에 더해 스프레이가 뿌려진 듯 색이 물들어 은은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녀석도 있다. 장미는 언제든 인기가 좋은 스테디셀러다. 요즘은 장미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뉴룩 품종의 장미는 꽃잎이 기존 장미보다 꽃잎이 주름져있고 끝이 바깥으로 갈라져 만개했을 때 더욱 풍성해 보인다.
요즘은 수입산 꽃이 늘면서 딱히 계절을 타지는 않는다고. 사계절 내내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수입산 꽃들은 그만큼 빨리 지기 때문에 계절에 맞춰 질 좋은 꽃을 사는 것이 가장 좋다.
“꽃을 추천해달라면, 오래 가면서도 화사한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를 추천해드려요.”
일반 라넌큘러스보다 얇은 꽃잎을 가진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나비의 날개를 닮은 꽃이다.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를 집에 들였다면, 아직 만개하지 않은 작은 몽우리가 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작은 몽우리 몇몇은 끝내 시들고 마는 꽃들과 달리, 모든 몽우리에서 꽃을 피워내기 때문이다. 3주가량 오래 두고 보면 빠짐없이 꽃을 올려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는 가지가 가늘어서 꽃이 아래로 축 처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다고 시든 게 아니니 아직 얼굴을 내밀지 않은 몽우리가 있다면 물을 갈아주며 지켜보자. 노란 나비가 한가득 날아다니는 집이 될 것이다.
“꽃을 사 가시는 분들에게는 이런 내용을 다 설명하지만, 그분이 다른 분께 선물을 하면서는 이런 내용을 다 전달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가끔 항의가 들어올 때도 있어요. 산 지 얼마 안 된 건데 왜 시들었냐고요.”
꽃을 자르지 않고 화분 형태로 기르고 싶다면 봄에 어울리는 노란 애니시다를 추천한다. 다른 말로는 금작화라고도 하는데 가느다란 가지에 올망졸망 작은 꽃들이 피는 식물이다. 레몬향이 나기 때문에 싱그러움을 가득 느낄 수 있다.
화분을 키울 때, 본의 아니게 식물을 자꾸 죽이는 사람이 있다. 화분을 키울 때는 관심을 많이 줘야 한다. 그런데 관심을 준다는 게 물을 많이 준다는 뜻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과습으로 식물을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물을 많이 주면 화분 받침에 물이 고이잖아요. 그러면 안 돼요. 물을 충분히 주고 화분 아래의 구멍으로 물이 충분히 나갈 수 있게 해야 해요. 저면관수(식물의 뿌리로부터 물을 빨아올리게 해 키우는 법) 같은 방법도 있으니 물을 넉넉히 고여두면 식물이 필요할 때 알아서 먹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데, 아니에요. 저면관수를 하려면 반대로 위로는 물을 주면 안 되거든요. 과습에 주의하면 화분 키우기가 한결 쉬워질 거예요.”
정 대표는 ‘식물은 참 어려운 것 같다’는 에디터의 말에 바로 공감을 표했다. 그렇게도 어려운 식물이지만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일을 한 건 그만큼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꽃을 골라달라는 말에 그는 한참 고민하다 결국 답하지 못했다. 한 가지를 절대 꼽을 수 없다고. 줄 세울 수 없는 사랑의 마음이 담긴 꽃다발은 눈부시도록 아름다울 수밖에.
꽃 종류(색깔 별로)
빨강 뉴룩장미
보라 튤립
연보라 델피니움 엘라툼
1. 포장과 끈을 모두 풀어준다.
2. 가위로 줄기 끝을 사선으로 잘라준다. 사선으로 자르면 일자로 자를 때보다 줄기가 물을 더 많이 빨아들일 수 있다.
3. 꽃병에 꽂을 때 물에 닿는 줄기에 이파리가 있으면 물이 금방 더러워지고 썩기 쉽기 때문에 물에 닿는 부분의 이파리는 제거해준다.
4. 꽃병에 옮겨 꽂는다.
Tip.
꽃병을 고를 때 병의 입구가 넓지 않은 것을 선택하자. 꽃다발 원형의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여 꽂을 수 있다. 꽃병 입구가 넓으면 다발이 퍼져버린다. 병의 넓이는 줄기 두께의 1.5~2배 정도를 추천한다.
꽃말 새로운 시작을 응원합니다
진한 향기가 매력적인 프리지어는 그 꽃말 덕에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다.
꽃말 화사한 매력
얇은 꽃잎이 아름다운 꽃. 실크처럼 부드럽고 광택이 있는 꽃잎이 특징이다.
꽃말 당신을 지켜줄게요
상큼한 시트러스 계열의 향이 봄에 잘 어울리는 작고 노란 꽃이다.
꽃말 당신의 미소는 빛이 나요
온도 변화에 민감한 튤립은 밤이 되면 꽃잎을 오므리지만 햇빛이 있는 낮에는 활짝 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과습이 되지 않도록 물을 주고 나서 충분히 빠지게 둔다. 화분 밑의 구멍으로 더 이상 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뒀다가 화분 받침을 받쳐준다.
화분은 해가 드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식물이 해를 받은 쪽으로만 쏠려있다면, 화분을 돌려 위치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경기 화성시 동탄솔빛로 54 엔타워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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