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용단 ‘울트라 화성’
엘 시스테마는 음악을 위한 사회 활동으로 불리는 베네수엘라의 대표적인 음악교육 프로그램이다. 한국은 2010년, 이 엘 시스테마 사업을 한국적으로 변형한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2022년, 같은 형태의 사업을 무용 분야로 확대한 ‘꿈의 무용단 사업’이 시작되었고, (재)화성시문화재단 역시 지난 7월, ‘울트라 화성’이라는 이름의 꿈의 무용단을 발족했다. 꿈의 무용단은 7월부터 총 30회의 교육을 진행하며 12월 12일, 마지막 회차에는 동탄복합문화센터 반석아트홀에서 결과발표회 공연을 가진다. 기나긴 여정의 절반 가량을 달려온 꿈의 무용단은 어떤 수업을 진행하고 있을까. 밝넝쿨 예술감독과 무용단 단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글. 김민진 사진. 배호성
처음 단원들을 모집하고 교육을 진행하는데, 저는 물론이고 교육을 진행하는 선생님들 모두가 춤과 무용에 대한 아이들의 간절함과 에너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이 성인을 능가하는 열정을 보여주더라고요. 아이들에게서 느낀 방대한 에너지를 표현할 단어를 고민하던 중에 한 선생님이 울트라라는 단어를 떠올렸고, 이 단어가 그대로 무용단 이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조금 만화 같은 이름이긴 하지만, 우리 단원들에게 굉장히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창단한 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의 모토이자, 제가 추구하는 예술은 삶과 춤이 연결되어 춤이 삶이 되고 삶이 춤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저희 부부에게 아이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모든 춤과 예술에 아이들의 시선이 담기게 되었어요. 제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곧 제가 예술가로서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어린이 무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는 사실 예술에 있어서, 아니, 어찌 보면 인간이 존재하면서 자연스럽게 세상과 관계하는 거대한 철학이자 주제의식이라 생각합니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항상 누군가와 교류하며 살아가게 되잖아요.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수많은 감정과 마음들을 감각적으로 느껴보기를 바라는 마음에 주제를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우정, 믿음, 협동, 존중, 용기, 행복, 약속을 주제로 하는 감각적인 활동이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가길 바랍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수업을 받고 활동을 하는 분위기라 무용단 관련 이야기도 자주 합니다. 단원들이 가장 체감하는 변화는 신체적인 부분입니다. 체력과 유연성이 좋아졌다는 걸 본인들이 알고 있더라 고요. 저는 이런 변화를 스스로 느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신체적으로 달라졌고, 체력이나 유연성, 근력이 좋아졌다는 걸 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발전의 시작점이 라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아주 뿌듯합니다. 처음에는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았어요. 교육 시간이 매주 토요일마다 3시간씩인데, 초등학교 4~6학년들이 주말에 무용을 배우러 나오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시간도 길어서 체력적으로 힘들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낙오한 단원 없이 무사히 수업을 하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도 즐거워하고 스스로 긍정적으로 많이 변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서 매 순간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공연에는 아이들이 30회차 동안 느끼고 공감한 감정들이 정돈되어 올라갈 겁니다. 단원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무대지만 꿈의 무용단의 중심이 되는 ‘나’, ‘너’, ‘우리’라는 주제는 단원들과 관객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주변에 흔하게 존재하는 소재입니다. 간혹, 아이들과 어른의 세계를 구분해서 정의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아이들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어른의 세계와 전혀 무관하지 않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교육을 도와주시는 선생님들은 국내에서 어린이 무용 쪽으로 최고의 능력을 자랑하는 분들입니다. 너무 훌륭하신 선생님들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단원들을 챙겨주고 있어서 항상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 싶어요. 그리고 단원들에게는 제가 많이 사랑하고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싶습니다. 교육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규칙을 강조하는 사람이 있어야 해서 제가 총대를 멨습니다. 덕분에 교육 내내 무뚝뚝한 얼굴로 소리치는 일이 많았는데, 제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걸 단원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네요.
예술과 문화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작품 이나 예술을 봐도 누군가는 좋다고 하고, 누군가는 싫다고 하는 것처럼, 저는 예술이나 문화가 누구에게나 필요한 절대 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스스로의 선택이에요. 내가 마음에 들고, 내 심장을 뛰게 하는 게 무엇인지, 예술과 문화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를 본인이 판단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판단할 수 있게 하는 내면의 힘은 예술과 문화로만 키울 수 있어요. 저는 예술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아이들에게 예술과 문화의 긍정적인 면을 알려주고 춤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기억들 하나하나가 아이들에게 큰 자산이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안도경 예전부터 리듬체조를 다니고 있었는데, 무용을 해보고 싶어서 신청했습니다. 리듬체조랑 무용이 달라서 조금 걱정되긴 했는데요. 지금은 너무 행복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수아 어릴 적부터 무대에 서고 춤추고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요. 엄마가 꿈의 무용단을 알게 되어서 추천해줬어요. 선생님들께서도 친절히 대해 주시고, 수업 분위기도 편해서 금방 적응했습니다.
박제연 방송계에서 일하는 게 꿈이에요. 그래서 이런 저런 활동에 참여하고 있어요. 그런데 춤은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어서 무용단에 참여했습니다. 친구들이 워낙 춤도 잘 추고 동작도 곧잘 따라해서 처음에는 따라가기가 버거웠어요. 하지만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 줘서 다행히 잘 따라가고 있습니다.
안도경 혜진 선생님이랑 같이 달걀 놀이한 게 제일 좋았어요. 홍가현 영래 선생님이랑 같이 했던 현대무용 수업 이요! 지금까지 현대무용 같은 춤은 해본 적이 없는데, 처음 해봐서 새롭기도 하고 신기했어요.
이수아 스트레칭한 게 기억에 남아요. 힘들지만 재밌었어요.
김지율 물구나무 서기처럼 테크닉이 필요한 활동이 인상깊었어요. 원래 제가 잘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엄청 노력하고 연습해서 해낸 것이다 보니 더 좋았습니다.
박제연 저도 물구나무서고 스트레칭을 하고, 몸을 M자로 돌리는 것처럼 몸을 쓰는 활동이 재밌었어요. 뭔가 제가 더 유연해지는 것 같아서 기분 좋았어요
홍가현 개인적으로 노래를 조금 배운 적이 있어서요. 잠깐이라도 제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번 무대에서 보여줄 수 없다면 나중에 다른 무대에서 라도 꼭 노래를 해보고 싶습니다.
이수아 특별한 동작보다는 더 커진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어요. 선생님들과 부모님 덕분에 제가 얼마나 변했고 멋있어졌는지, 당당한 모습을 무대에서 보여 주고 싶습니다.
김지율 7살 때부터 춤을 추기 시작해서 대회나 공연 에도 많이 서봤는데요. 이번 공연은 조금 더 특별한 무대가 될 것 같아요. 수업을 받으면서 테크닉적으로 많이 발전해서 그 부분을 강조해서 보여주고 싶어요.
안도경 어릴 때부터 리듬체조를 해서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대회도 나가봤고, 방송 댄스도 했습니다. 꿈의 무용단도 좀 더 다양한 예술을 접해보고 싶어서 신청하게 됐어요.
홍가현 저는 예전에 한국 무용을 조금 했었고, 지금은 민요를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용이나 노래 관련 문화생활을 많이 즐기고 있습니다.
박제연 어릴 때부터 문화생활이나 예술도 엄청 많이 즐겼어요. 합창단도 자주 다니고 동요대회도 나가봤습니다. 말하기 대회에 나가서 상도 탔어요! 가족들이랑은 평소에 영화도 보고 같이 책도 읽고 있습니다.
안도경 친구들에게는 같이 재밌게 수업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선생님들! 재밌는 수업, 신박한 수업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홍가현 지금처럼 열심히 연습해서 멋진 무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들께는 좋은 수업해 주셔서 감사하고 멋지고 큰 무대에 설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수아 스스로에게는 정말 대단하고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토닥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선생님들! 항상 친절하게 웃어주시고 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가능하면 앞으로도 계속 활동하고 싶어요.
김지율 저랑 같이 해주고 도와주고 친해진 친구들 에게 고맙다고 얘기해 주고 싶고, 선생님들께는 이런 멋진 수업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이번에도 다치지 말고 잘 마무리하자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박제연 매주 토요일마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오셔서 수업해 주시는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같이 수업하는 친구들도 꾸준히 나와줘서 고마워요! 나름 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 저도 칭찬하고 대견하다고 말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