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우수수

연휴를 만끽할 가을 코스

무더운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면 운치를 머금은 어떤 풍경들이 떠오른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색빛 나무, 건조한 바람에 풍기는 쓸쓸한 잔상들. 모두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것들이다. 이럴 땐 천천히 이 순간을 그저 느끼고 싶다. 오롯한 가을날을 마주하는 오늘. 발걸음을 옮겨본다.

정돈된 이곳
오이탈리안

ⓒ 오이탈리안

클래식한 공간에서 즐기는 정갈한 요리. 셰프, 바리스타, 소믈리에, 디자이너가 만든 음식과 문화가 담긴 공간 ‘오이탈리안’. 각 분야에 최고 전문가들의 손길이 배어든 레스토랑이다. 주꾸미 알리오올리오부터 부라타&햄 마리나라, 아히죠, 채끝등심 팬 스테이크까지. 작품을 보는 것 같은 요리의 플레이팅이 인상적이다. 이곳이 유독 끌리는 이유는 브레드 서비스 때문일 것이다. 1인 1메뉴를 주문하면 주어지는 다섯 가지의 빵! 오직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함이다. 우아하고 싶은 어느 가을날, 첫 시작은 오이탈리안과 함께 하면 어떨까.

A. 경기도 화성시 동탄공원로3길 14-1
O. 매일 11:00~22:00(브레이크타임 15:00~17:30), (라스트오더 런치 15:00, 디너 21:00)

행복이 있는
그레이스그래니

ⓒ 그래이스그래니

동탄의 거리를 지나다 보면 동화 속 배경처럼 따뜻한 공간이 보인다. 작고 하얀 나무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상케 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빈티지하고 아기자기한 소품과 알록달록 귀여운 모양의 디저트까지. 주위를 둘러보니 어쩐지 행복이라는 단어가 붕붕 떠다니는 것만 같다. 아니나 다를까.‘오늘도 행복해져요 우리’라는 문구가 이곳에서 내어준 냅킨에 새겨 있다. “행복은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해요. 각자 기준은 다르지만 카페에 머무는 동안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달콤하고 행복한 순간이 가득한 이곳, ‘그레이스그래니’다.

A. 경기도 화성시 동탄하나2길 24
O. 12:00~22:00, 화 휴무

온전한 마음
도자기 공방 유일

ⓒ유일

편안한 발음을 가진 단어, ‘유일’의 사전적 의미는 ‘오직 하나밖에 없음. 유쾌하고 편안함’이다. 단어의 뜻을 따라 도자기 공방 유일에서는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며 나만의 도자기를 자유롭게 만드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자신의 손이 움직이는 대로 변하는 작품을 보면서 일상에서 느낄 수 없던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어쩐지 가을엔 외로운 기분이 든다면, 이곳에서 나만의 휴식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내 손으로 만든 무언가가 텅 빈 마음을 달래 줄지도 모르겠다.

A. 경기도 화성시 지산1길 22-6 지하 1층
O. 11:00~18:00, 일·공휴일 휴무

오래된 땅 위로
공룡알화석지

ⓒ 환한별, instagram.com/by.hero

산들산들 흩날리는 갈대, 아름답게 저무는 노을, 드넓게 펼쳐진 길. 모두 공룡알화석지에서 마주 할 수 있는 광경이다. 평화롭게만 느껴지는 이곳에는 공룡이 살던 시간의 역사가 있다. 가만히 길을 걷고 있으면 아득한 시간을 어렴풋이 가늠하게 된다. 친구나 가족, 연인과 함께 걸어도 좋지만, 왜인지 오늘은 혼자서 이곳을 걸어보고 싶다. 조용하고 느릿하게, 온전한 마음으로 거닐 수 있는 순간. 조금은 생각에 잠긴다고 해도 무리가 없는 시간이 될 것이다.

A.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공룡로 659
O. 09:00~17:00(동절기 10:00~17:00), 월, 1월 1일, 설·추석연휴 휴무

글 김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