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도 닮지 않은 유니크한 사운드 개척자들

drop the beat 악단광칠

자, 우리 한 번 신명나게 놀아볼까요?
누구와도 닮지 않은 유니크한 사운드 개척자들

drop the beat 악단광칠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인연이 고작이었던 밴드 ‘악단광칠(樂團光七)’ 멤버들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뜻밖의 행운이 주어졌다. 얼마나 설렜는지 그들의 연습실이 위치한 용산으로 가는 내내 팬심을 감추기 어려웠다. 한 번 보면 절대로 헤어나올 수 없다는 악단광칠만의 유니크하고 독특한 매력이 무엇인지 함께 만나보러 가자.

글. 노유찬 사진. 최교범

‘접신록’ 또는 ‘작두록’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음악적 장르를 만들어낸 악단광칠은 기존 국악의 형식이나 문법이 아니라도 국악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음악 외적으로 한국의 모든 전통문화가 한국인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소화가 되고 익숙해진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확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 으로 확신한다.

이렇게 직접 뵙게 되다니 팬으로서 영광입니다. 여러분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홍옥      반갑습니다. 제가 대표로 소개해드려도 되겠죠? 저희는 서도민요라 불리는 이북 지역의 옛 민요와 굿을 기반으로 현대적 사운드를 탐구해가고 있는 악단광칠 이라고 합니다. 현재 저희 멤버는 모두 9명으로 보컬 유월과 연홍, 단장이자 대금을 연주하는 김약대, 피리와 생황에 이만월, 아쟁에 김최종병기활, 가야금에 원먼동마루, 타악에 전궁달, 타악에 선우바라바라바라밤, 그리고 저 노래하는 홍옥까지가 악단
광칠의 멤버입니다.

악단명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예전부터 궁금했어요.

유월     저희 악단광칠이 결성된 시기가 2015년이었고 당시가 광복 70주년 이었습니다. 팀 이름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광칠(光七)로 하자고 의견이 모아졌어요. 그래서 악단광칠이 되었습니다.

연습실에서 직접 뵙고 보니 예상과 달리 평범한 모습이라 한 번 더 놀랐습니다.
혹시 팀 내 가장 개성 넘치는멤 버를 꼽는다면 어떤 분일까요? 그 이유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세요.

멤버 일동    (입모아) 김약대, 홍옥, 원먼동마루요.
홍옥     왜 멤버들이 저희 셋을 꼽았는지 잘 모르겠네요. (미소) 워낙 한 개성 하시는 분들인데 말이죠. 굳이 말씀드리자면 그건 아마도 라이브 무대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서가 아닐까 하는데요. 그렇게 따지면 저희 멤버들 각자가 긍정적 의미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만월     제가 이 세분을 꼽은 이유는 가장 에너지 넘치고 상상력이 풍부한 세분이라는 생각에서였어요.

우리 악단광칠의 음악적 뿌리가 궁금해요.

김약대     황해도 굿이라는 분야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샤머니즘적 이미지에 국한되어 있지는 않으며, 오히려 한 발 더 나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축제의 의미로 보고 있습니다.

전통과 대중성 사이 그 어디쯤에 대한 고민도 많으실 것으로 짐작돼요.

홍옥     개인적으로 전통에 대한 중요성을 소홀히 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 멤버들 모두가 전통음악을 전공한 전공자들로서도 말이죠. 하지만 다양성이라는 부분에 대한 고민과 갈래도 많은 게 사실이자 전통과 현대음악 모두를 경험하며 성장해온 세대로서 내가 좋아는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깊이 있게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악단광칠의 음악을 듣다 보면 상당히 실험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혹시 곡을 만들 때 악단광칠만의 색을 입히는 노하우가 있나요?

원먼동마루     음, 노하우요··· 멤버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각자의 색이 어우러진 그런 음악을 만들어요. 그것이 바로 저희 팀의 색이고, 또 그 색을 한국적인 악기로 연주합니다.
김약대     첨언을 드리고 싶은데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음향과 전통 음악의 음향은 서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희의 경우 전통 악기로 대중적 음향을 들려주려고 합니다. 따라서 그 안에서 음향의 도움을 얻기 위해 상상을 통해 곡을 만들기도 하고, 각각의 악기가 주는 개성과 장점을 발견하기 위해 애쓰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때가 많더라고요.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공연을 해오셨을 텐데요. 그중 기억에 남는 공연을 꼽는다면요?

연홍     기억에 남는 공연이 워낙 많아 딱 하나를 꼽는다는 게 어렵긴 하지만, 에스토니아 공화국 (Republic of Estonia)에서 열렸던 패스티벌이 아닐까 합니다. 당시 공연장이 울창한 숲속에서 진행됐는데요. 대자연 안에 설치된 무대 위에서 우크라이나의 민중가요 ‘오, 초원의 붉은 가막살 나무여(The Red Vibrnum In The Meadow)’를 저희 스타일로 편곡해 불렀어요.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부른 노래인데, 수많은 관중이 함께 손을 높이 들어 호응해주었어요. 그때의 전율을 생각하면 지금도 뭉클합니다.

개인적으로 악단광칠을 처음 마주했던 미디어가 미국의 공영방송 ‘NPR’이 제작하는 콘서트‘타이니 데스크(Tiny Desk)’를 통해서 였여요.
긍정적 개념으로 충격적이면서 놀라웠고 이어 흥미롭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현장 반응은 어땠나요?

유월     프로그램 제목처럼 정말 작은 책상이 있는 공간이었어요. 따라서 저희 9명의 멤버가 어떻게 하면 그 무대에 다 들어갈 수 있을까 하고 고민했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한 번의 리허설 뒤 바로 본 촬영에 들어가야 했던 압박감이었는데요. 다행히 저희 멤버들의 기세가 대단한지라 그 무대를 장악할 수 있었다고 자부해요.

라이브에 강한 악단광칠이기에 팬들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매우 특별한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유월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개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 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기도 해요. 그러다 보니 팬들과 서로 안부를 물을 만큼 친밀감이 높아졌어요

그렇다면 혹시 팬과의 기억에 남는, 그리고 잊지 못할 에피소드 하나 들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홍옥     악단광칠이 만들어졌던 초창기 저희 공연을 보기 위해 찾아주셨던 남성 한 분이 다음 공연, 그리고 또 그다음 공연을 보기 위해 연속해 찾아주셨어요. 저희에게 있어 팬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생겼던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당시 그런 팬이 몇 분 계셨는데요. 그중 한 팬분의 결혼식을 위해 저희가 축하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제작해 보내드릴 만큼 소중한 인연을 쌓아오고 있습니다.

처음 팀을 시작했을 때 어떤 음악을 할 것인지에 대해 저희 스스로가 던진 물음 그 자체가 고비 였고, 다음은 저희가 설정한 콘셉트와 사운드를 어떻게 만들어낼지에 대해 고민하던 과정 또한 굉장히 험난했던 고비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결론은 하나더라고요. 꾸준히 부딪히고 성장하면서 그 고비들을 넘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관객, 그리고 팬들과 만나면서 우리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었던 것도 같아요.

어느덧 연말로 향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 누구보다 숨 가쁘게 보내셨을 것 같은데, 연말 어떻게 보내게 되실지 또 오는 2025년 어떤 계획들을 갖고 계시는지 진심으로 궁금해요.

유월     음악적 성장을 위해 베이스 기타를 시작했고, 보다 건강한 팀활동을 위해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만월     무엇보다 12월 화성에서 있을 공연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고요. (미소) 내년에 발매될 3집을 위해 달리게 될 예정이자 어떤 곡들을 담게 될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중요한 질문을 잊을 뻔했습니다. 음악 그것도 국악의 매력에 빠진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약대     많은 분이 국악을 어려운 분야로 인식하시는 것 같은데요. 국악은 생각보다 친숙하고 접근성 좋은 음악입니다. 우리 조상님들이 만들어낸 악기들이고 우리 DNA에 녹아있는 음악이잖아요. 더군다나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시그니처 사운드기도 하고요. 궁중음악, 판소리, 민요, 민속음악 등 장르도 다양하니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악단광칠의 음악이 세계에 통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홍옥     첫 번째는 누구나 춤출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리듬에 개성이 강한 음색의 조화가 이벤트 사운드로써 충분하기 때문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음 두 번째는 연주자들과 보컬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에너지와 그것들을 온전히 선보이기 위한 퍼포먼스가 어쩌면 저희 공연의 전부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 이는 음악은 혼자 하는 게 아닌 함께 하는 것이구나 하고 늘 깨우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팀원 간의 호흡은 물론 관객과 어우러짐까지 모두 하나가 되는 순간들 그런 것 있잖아요.

악당광칠이라는 브랜드가 어떤 이미지와 텍스트로 기억되고 싶으신지 궁금해요.

원먼동마루     영국 밴드 오아시스(Oasis)와 비틀즈(The Beatles) 같은 그런 밴드··· 팀은 기억하지 못해도 저희가 만든 음악은 기억될 그런 팀.
전궁달     저희는 보통의 밴드 구성과 거리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전통 국악도 아니죠. 따라서 신선하면서 혁신적인 활동을 영위해온 밴드로 기억되길 바라고, 악단광칠 그 자체가 고유명사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해갈 것입니다.

화성시민과 팬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홍옥     오는 12월 화성시 시민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될 예정인데요. 저희 악단광칠과 함께 몸과 마음 모두 후끈한 겨울 보내실 수 있도록 열심히 공연 준비해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