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사서의 북큐레이션

가을날의 추천리스트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오는 계절, 가을.
독서와 어울리는 계절이기도 하다. 가을과 어울리는 책 세 권을 소개한다.
BOOK

귀여운 들쥐 마을의 겨울 준비

《찔레꽃 울타리 : 가을이야기》, 질 바크렘, 마루벌, 1994

ⓒ 마루벌

《찔레꽃 울타리》 시리즈는 1980년 영국에서 처음 출간된 현대 그림책의 고전으로, 들쥐 마을의 이야기이다. 이 중 가을이야기 편은 겨울을 지낼 준비를 하는 마을 들쥐들과 열매를 주우러 간 숲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들쥐 ‘앵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표지와 책 속 글씨체를 보면 어쩐지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와 섬세한 그림들을 보면 그런 생각은 금세 사라질 것이다. 숲속의 가을 열매들, 낙엽, 겨울 대비를 하는 들쥐들의 모습을 통해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BOOK

시의 세계로 이끄는 좋은 길잡이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휴머니스트, 2020

ⓒ 휴머니스트

‘시’ 하면 보통 떠오르는 단어들은 중·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배웠던 ‘주제’, ‘공감각적 심상’, ‘비유법’ 등일 것이다. 어쩐지 지루하게 느껴지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그런 시에 대한 생각들을 바꿔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정재찬 교수의 대학 강의의 내용을 엮은 ‘시 에세이’로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시들을 소개하고, 제대로 읽는 방법을 알려준다. 시에는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시집 한 권 읽어볼까?’ 하는 생각을 가졌지만 어떤 시를 읽어야 할지 막막했던 사람들에게도 모두 좋은 책이다. 독서의 계절 가을, 진짜 시를 만나보면 어떨까?

BOOK

영화 속 그 와인이 궁금하다면

《와인이 있는 100가지 장면》, 엄정선, 배두환, 박이수, 보틀프레스, 2021

3. 와인이 있는 100가지 장면
ⓒ 보틀프레스

《와인이 있는 100가지 장면》은 소믈리에, 와인 저널리스트, 일러스트레이터 세 명의 작가가 100편의 영화와 그 영화 속 와인을 소개해주는 책이다. 영화의 장면 속 주인공이 마시는 와인이 무엇인지 일러주고, 와인에 대한 상식과 뒷이야기까지 담았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며 내가 봤던 영화의 페이지를 먼저 열어봐도 좋을 것이다. 선선한 가을밤, 책 속 영화 한 편을 보며 와인 한 잔을 마시는 일상의 여유를 가져보자.

글 길현정(도서관기획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