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날개를 달다

미디어아트를 만난 청년예술인들

빛으로 날개를 달다

미디어아트를 만난
청년예술인들

화성시미디어센터는 2023년부터 경기지역 청년 예술인이 미디어 융복합 창작가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미디어아트워크숍>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5월, 총 10명의 청년 예술인을 2기 교육생으로 선발해 미디어아트워크숍 교육이 진행되었다. 교육이 마무리된 7월에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야외 시연회를 통해 성과를 선보였고, 10월엔 화성의 대표 축제인 루나빛축제에 3명의 교육생들이 참가해 특별한 작품을 선보였다.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화성 시민들에게 미디어 아트의 매력을 선보인 최지우, 궈팅이, 조보민 작가를 만나보았다.

글. 김민진 사진. 지선미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세 분 간략한 소개와 더불어 어떻게 <미디어아트워크숍>에 참여하게 된 건지, 계기도 함께 말씀해 주세요.

최지우     안녕하세요. 미디어 아트를 포함한 영상 콘텐츠 제작 전반에 관심이 많은 청년 예술가, 최지우라고 합니다. 저는 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미디어 아트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어 항상 고민하던 차에 <미디어아트워크숍> 사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1기 때 신청을 하려고 했는데, 그때는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2기 소식만 간절히 기다리다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조보민     저는 회화를 전공하고 여기에 미디어 아트를 접목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조보민이라고 합니다. 개인전 준비를 하다가 다른 작가님들은 어떤 작품과 예술을 하는지 궁금해서 알아보다가 <미디어아트워크숍>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터치 디자이너’ 프로그램 활용법을 알려준다는 소식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궈팅이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궈팅이라고 합니다. 저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작품 활동을 오랫동안 해 왔는데요. 작업 특성상 일방적으로 제 예술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인터렉티브 아트에 관심이 많아졌는데요. 예술 세계를 넓히고 싶다는 열망이 큰 상황에서 <미디어아트 워크숍>을 알게 되었습니다.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바로 지원을 하게 됐죠.

약 한 달 정도 교육을 받으셨습니다.
교육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 혹은 작품이 있을까요?

조보민     저희 셋 모두 인터렉티브한 요소가 들어간 작업을 하고 싶어했습니다. 관객들의 손짓이나 움직임에 맞춰 표현 되는 방식이나 요소가 달라지는 방식인데요. <미디어아트워크숍>에서는 키넥트라는 기계와 센서를 이용해서 인터렉티브한 그래픽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배웠어요. 가장 많이 기대한 수업 이었던 만큼 얻은 것도 많았던 수업입니다.

궈팅이     저는 수업 중에 프로젝션 맵핑하는 부분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프로젝션 맵핑은 찍은 사진, 혹은 사진 찍는 과정을 스캔해서 이를 3D 영상으로 구현하는 건데요. 개념만 알고 제대로 구현을 못 하던 방식인데, 수업을 통해 구체적인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지우     저도 비슷해요. 사실 미디어 아트는 현장에서 수많은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컴퓨터나 키넥트 등 다양한 하드웨어도 함께 다뤄야 하는 예술입니다. 아무래도 학교에서 이론으로만 배우고 현장 경험이 부족한 제게는 이런 하드웨어 관련 지식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작품을 어느 정도 용량으로 해야 하는지, 최적화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실제 미디어 아트 작품을 선보일 때 필요한 현실적인 팁을 많이 배웠습니다.

시연회나 루나빛축제를 준비하면서 가장 공들인 부분, 혹은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조보민     저는 회화를 주력으로 하다 보니까 색감을 좀 신경쓰는 편입니다. 특히, 오프닝에 강렬한 색감을 많이 넣어서 시선을 집중시키는 편인데요. 미디어 아트라는 장르 자체가 현장 상황에 많이 영향을 받는 예술이라 생각한 색감이 구현 되지 않을까 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건물 외벽 넓이가 계속 잘못 전달되어서 리허설 때는 물론이고 전시 하루 전까지 계속해서 편집을 해야 했어요. 다행히 현장에서는 제가 생각한 색감이 잘 나왔고, 관객 반응도 의도대로 이어져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궈팅이     프로젝트 맵핑을 통한 작품을 준비했는데요. 작품을 선보이는 공간이 벽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작품을 전시해 봤더니 생각보다 수정할 사항이 많았습니다. 벽이 우둘투둘한 돌로 만들어져 있어서 제가 원한 선이나 곡선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색도 좀 흐릿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색은 선명하게, 표현도 훨씬 과감 하게 수정했습니다. 직접 전시를 해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디테일이었습니다.

최지우     저는 작품을 만들 때마다 시그니처처럼 꼭 넣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동글동글한 작은 아이같은 형태의 캐릭터 인데요. 이번 시연회와 루나빛축제에도 이 캐릭터를 작품에 잘 녹여낼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 어려운 점은 다른 작가님들과 비슷합니다. 현장에서 전시를 해 본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현장에서 잘 보일 수 있는 적정 사이즈를 찾는 일이라든지, 세밀한 묘사나 표현에 대한 디테일을 어디까지 챙겨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시연회를 준비하면서 현장에서만 알 수 있는 귀중한 지식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시연회에서는 동료 작가분들과 팀을 이뤄 협업작품을 선보이셨는데요. 동료 예술가들과의 작업, 어떠셨나요?

궈팅이     저희 조는 모든 조원들이 각각 분야가 달라서 굉장히 업무 분담이 잘 되었습니다. 음악과 기획, 애니메이션이 모두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어요. 그리고 조원들이 배려를 많이 해줘서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함께 시연회를 진행했던 조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조보민     저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실 시연회는 시간이 꽤 촉박했거든요. 팀 프로젝트도 늦게 결성되어 시간에 쫓기 면서 작업을 진행했는데요. 동료 예술가 분들이 서로 배려해 주고 서로 으쌰으쌰 하면서 힘을 내줘서 큰 이슈 없이 지나갔 습니다. 오히려 소규모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서로 더 돈독해 졌어요. 서로 기탄없이 의견을 교류하고 함께 밤을 새면서도 작품 이야기에 졸린 줄 몰랐을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최지우     정말 좋은 인연들을 만나 인생의 소중한 자산을 얻은 느낌입니다. 의견이 조금 다르더라도 서로 대화를 하고 소통을 통해서 금방금방 의견이 조율되는 걸 보면서 건강하고 발전적인 협업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같이 예술을 하는 처지이다 보니 서로의 고충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개인적인 고민도 자기 일처럼 도와주는 분위기였습니다. 앞으로 개인 작품을 할 때도 서로 어려운 점이 있으면 적극 도와주기로 약속했습니다.

<미디어아트워크숍>이 세 분의 작품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궈팅이     이건 저희가 자주 이야기한 부분인데요. <미디어 아트워크숍>을 통해서 저희 모두 표현하고 재현할 수 있는 예술의 분야가 훨씬 넓어졌습니다. 단순히 미디어 아트뿐만 아니라 여기에 저희가 각자 잘하는 예술을 더하면 할 수 있는 것들이 엄청나게 늘어나요. 예전에는 상상만 하고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 혹은 아예 생각도 못 했던 영역들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지우     시야가 넓어졌다고 할까요? 머릿속으로 막연하게 이런 이런 표현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영상을 만들고 싶다. 이렇게 생각만 했었는데, 이제는 이 상상을 어떻게 하면 구현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게 된 느낌입니다. 시야가 넓어진 만큼, 저만의 예술 세계는 더욱 깊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조보민     소중한 동료 예술가들을 알게 된 것도 큰 수확 입니다. 아무래도 모두 현업에서 왕성하게 예술활동을 하는 분들이다 보니까, 서로 의견과 고민을 나누면서 함께 발전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미디어아트워크숍> 사업은 종료되었지만, 저희끼리 따로 스터디를 하면서 계속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계획입니다. 미디어 아트뿐만 아니라 서로의 예술세계를 응원하고 도와주는 최고의 지원군을 얻은 기분이에요.

최지우 작가
궈팅이 작가
조보민 작가

청년 예술가로서 비상하며 끊임없이 성장하고 계신데요.
10년 후, 20년 후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궈팅이     저는 대만에서 온 외국인이지만, 현재는 화성 시민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화성의 역사, 자연, 문화 등을 모두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제가 사랑하는 건 루나빛축제인데요. 앞으로도 루나빛축제에 계속해서 참여하며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미디어아트워크숍> 2기 교육생인 청년 예술가에 불과하지만, 언젠가는 화성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거듭나 화성의 자랑이 되고 싶습니다.

최지우     사실 저는 전공이 미술치료 쪽입니다. 그래서 영상 콘텐츠를 만들 때도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면서 감동을 느끼고 내면의 아픔이 치유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작업을 하는데요. 미디어 아트를 알게 되면서 공간을 활용한 예술에 큰 관심이 생겼습니다. 하나의 공간 전체를 꾸며내는 미디어 아트를 활용하면 관객들 에게 더욱 다채로운 경험과 감정을 전달할 수 있잖아요. 언젠가는 관객들에게 치유와 힐링을 줄 수 있는 공간,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조보민     10년 후에도 예술 활동을 계속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대중들과 함께 소통하며 발전하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애초에 미디어 아트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도 제 작품을 관람하는 이들과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더욱 특별한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였거든요. 대중과 호흡하며 좋은 영향력을 전파하는 작가로 남고 싶습니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동료 예술가들, 혹은 앞으로 이 길을 따라 걸어갈 후배 예술가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주세요.

궈팅이     예술가들은 모두 비슷할 것 같은데요. 자신이 잘하는 예술에만 집중하다 보면 다른 영역으로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 길은 어디에 있는지를 굉장히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이런 고민을 혼자 하지 말고, 조금만 더 나서서 찾아보고 문을 두드려 본다면 생각보다 많은 기회가 마련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화성시미디어센터 처럼 도움을 주는 기관이 주변에 많으니, 부담을 갖지 말고 도전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조보민     저도 마찬가지 조언입니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하고 싶다고 생각만 하지 말고 <미디어아트워크숍> 같은 프로그램을 찾아나서면 됩니다. 잘 모르겠다면 일단, 화성시미디어센터를 방문해 보세요. 여러분의 예술에 큰 영감을 줄 수 있는 다채로운 사업들과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성시미디어센터! 강추합니다!

최지우     우리 생각보다 전문적이고 좋은 프로그램, 지원 사업이 지역에서 많이 진행되고 있으니까, 도전해서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저희는 <미디어아트 워크숍> 2기에서 출발해서 추가 교육까지 받으며 많이 성장했는데요. 그동안 고생하신 담당자님이랑 강사님, 함께 해주신 수강생 동료분들. 모두 함께 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나중에 이런 좋은 기회가 있으면 다시 한 번 꼭 참여하고 싶습니다. 모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