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의 귀한 손님 ‘저어새’
저어새는 멸종위기Ⅰ급과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205호로 지정되어 있다. 세계적인 희귀조류로 독특한 생김새를 가졌다. 특히 주걱 모양의 검고 긴 부리가 인상적인데, 긴 부리로 물속을 휘휘 저으며 먹이를 찾는 데에서 ‘저어새’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 부리의 민감한 감각을 이용해 먹잇감의 움직임을 감지해 먹이를 섭취한다.
저어새는 여름 철새이지만 일부는 텃새로 생활한다. 서해안 무인도의 바위 절벽이나 땅 위에 40~60cm 크기의 둥지를 틀고 2~4개의 알을 낳는다. 갯벌, 논, 강 하구, 양어장 등에서 물고기·새우·게류를 잡아먹는다. 중국과 러시아에 있는 소규모 번식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우리나라 서해안 인천·경기만, 영광 일대의 무인도에서 번식한다. 서해안 무인도에서 번식을 마친 저어새는 월동지로 이동하기 전 강화도, 영종도, 송도, 화성 습지, 영광 등 서해안의 갯벌에 모여 장거리 비행에 필요한 준비를 한다.
그중에서도 화성 습지는 해수 유통을 막지 않아 바닷물이 오가는 갯벌,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기수 지역, 담수 습지가 어우러진 생태계의 보고다. 다양한 수생생물이 가득한 이곳은 청소년 저어새들이 맘껏 노니는 핫플레이스다. 노을과 저어새 무리가 연출하는 풍경 덕분에 사진작가들에게는 촬영 명소로 유명하다.
현재 저어새는 동아시아 각국에서 국가적 차원의 보호를 받고 있다. 전문가를 포함한 시민사회의 참여, 뜻있는 기업들의 후원을 통해 보전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물새네트워크’ 같은 민간단체에서 저어새를 지속적으로 모니터하고, 번식지에 둥지 재료를 넣어주거나, 둥지 자리를 보수하는 등의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멸종 위기의 희귀조류를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의 수많은 노력 덕분이 아니었을까? 민관의 노력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저어새의 주 서식지로 오래오래 사랑받기를 바란다.
가위, 칼, 접착제나 양면 테이프 등
글·그림 임소희(서울대공원 사육사)
팝업 정혜경(팝업 아티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