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깃든 자리를 함께 거닐다

봄볕 좋은 어느 날, 용주사에서 두 해설사를 만나 그 자리의 풍경을 함께 들여다보았다.

이야기가
깃든 자리를
함께 거닐다

융건릉의 솔숲, 제암리의 그날, 당성의 옛 자취, 매향리의 바람 등 한 사람의 목소리를 더해야
비로소 살아나는 자리들이 있다. 그 자리마다 이야기를 풀어 두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화성시 문화관광해설사다.
이번에는 봄볕 좋은 어느 날, 용주사에서 두 해설사를 만나 그 자리의 풍경을 함께 들여다보았다.

강나은(편집실) 사진 김경수(싸우나스튜디오) 

한 도시의 결을 잇는 사람들

현재 화성시에는 총 34명의 문화관광해설사가 활동 중이다. 융건릉, 용주사, 제암리 3·1운동 순국유적지, 화성 당성, 우리꽃식물원, 매향리평화생태공원, 궁평 오솔로 등 일곱 개 해설소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화성시 문화관광해설 프로그램은 화성시 통합예약시스템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융건릉의 경우만 유선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자연과 역사, 문화가 한 도시 안에 고르게 흩어져 있는 화성에서 해설사들은 곳곳의 결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화성시문화관광재단은 해설사들의 전문성과 현장 전달력을 다지기 위해 정기적인 역량 강화 교육을 운영한다. 관람객의 흥미와 몰입도를 높이는 스토리텔링 기법, 긍정적인 응대 태도를 다지는 웃음 치료, 화재 예방과 초기 대응을 익히는 소방안전교육까지. 한 사람의 해설 뒤에는 이렇게 차곡차곡 쌓인 시간이 있다. 그 시간이 정해진 스크립트 바깥의 이야기를, 그날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한 토막을 만든다.

흐르는 말이 아닌 생각을 머물게 하는 말

해설사라는 자리에 닿는 길은 사람마다 다르다. 조완제 해설사는 오랫동안 여행업계의 가이드로 일하며 길어 올린 시간을 풀어 두고 싶어 이 길에 들어섰다.

“여행업계에서 가이드로 오래 있었어요. 하다 보니 제가 역사를 알리는 일을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화성시로 이사 와서 화성시 문화관광해설사 모집 소식을 듣고 자연스럽게 지원하게 되었죠.”

조완제 해설사는 화성시 문화관광해설사가 되고 난 뒤에 자신의 성격과 이 일이 딱 맞는다는 것을 느꼈다.

“제가 사람을 대하는 일도 좋아해요. 깊지는 않아도 제가 가진 지식을 누군가에게 전할 때 기쁘고요. 새로운 곳에 와서 무언가 배우고 싶어 하는 분들 앞에 서서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제가 더 행복하죠.”

한찬우 해설사가 이 길로 들어선 사연은 또 다르다. 늦은 나이에 관광학과에 들어가면서 만난 답사의 즐거움이 마음 한구석에 막연한 바람 하나를 키웠다.

“답사를 가면 늘 해설을 듣잖아요. 그때마다 막연하게 나도 나중에 저런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해설을 듣던 자리에서 풀어내는 자리로 옮겨 앉은 뒤로는 시선이 달라졌다.

“들을 때는 좋아하는 내용만 듣고, 관심 없는 내용에 대해서는 ‘길다’, ‘지루하다’라고 느끼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저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으면서도 핵심만 간결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두 사람의 길은 달라도 결국 한 자리에 오래 머물며 풍경을 다시 읽어 내는 일에 마음이 닿았다는 점은 같았다.

스크립트 바깥의 이야기

해설사들은 각자의 스크립트가 있다. 해설사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같은 해설사가 하는 해설이라고 해도 오시는 분들에 따라 30분부터 1시간 30분까지 시간도, 내용도 다양하다. 그러나 정해진 스크립트 밖으로도 해설은 뻗어나가서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든다. 조완제 해설사는 사찰 입구의 행랑채를 두고 짧은 퀴즈를 던진다. “이렇게 줄지어 있는 행랑채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세요?” 이 질문 앞에 용주사를 찾은 이들은 생각에 잠긴다. 정답은 바로 ‘줄행랑’이다. 여기부터 옛 대감집과 하인들이 사는 행랑채 이야기가 풀려나온다. 한찬우 해설사는 역사 속 한 인물을 ‘나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토막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 이렇게 스크립트 주변을 맴도는 이야기가 나와도 공간은 생생하게 살아난다.

해설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이 공간처럼 해설을 듣는 이들의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날 때다.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정말 다시 보이네요’라는 인사에, 혹은 ‘지난번에 30분짜리 해설을 듣고 아쉬워서 이번에는 90분 시간을 비우고 왔어요’라는 재방문에 해설사들은 자신의 해설이 그저 흐르는 말이 아닌 한 장면에서 생각을 머물게 하는 말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그렇게 한 사람의 마음에 작은 무늬 하나가 남고, 풍경 위로 한 시대의 이야기가 한 겹 더 얹힌다.

여행의 재미를 찾아주는 문화관광해설

여행 중 어느 자리에서든 자연스럽게 화성과 만나고 싶다면, 시 곳곳에 자리한 관광안내소가 든든한 동행이 된다. 동탄센트럴파크, SRT 동탄역, 그리고 전곡항 마리나 클럽하우스에 각각 안내소가 자리 잡고 있다. 도시의 입구, 가족들의 산책길,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여행자를 맞이한다. 그날의 일정에 어울리는 추천 코스, 가까운 명소와 이동 동선을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해낸다. 문화관광해설사 예약 안내까지 함께 받을 수 있어 일정을 미리 계획하는 이들도, 발길 가는 대로 걷고 싶은 이들도 잠시 들러볼 만하다.
용주사를 다 둘러보고 길을 나서며 늘 가까이에 있던 풍경 하나가 새삼스러워졌다. 화성에는 이런 자리가 곳곳에 숨어 있고, 그 자리들에는 풀어 주기를 기다리는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다음 여정은 그 이야기를 따라가는 길이 되어도 좋겠다.

 

용주사
경기도 화성시 송산동 187-2
031-234-0040

화성시 주요 문화관광해설소 및 관광안내소

문화관광 해설소

주사

  1. 주소: 용주로 136 (주차장 내 컨테이너)
  2. 전화번호: 031-221-6987
  3. 운영시간: 09:30~16:30
  4. 통합예약시스템 해설시간: 11:00~12:00 / 14:00~15:00
  5. 정원: 90명

건릉

  1. 주소: 효행로481번길 21 (융건릉 입구 매표소 옆)
  2. 전화번호: 031-223-8364
  3. 운영시간: 09:30~16:30
  4. 정규해설: 10:00~11:00 / 14:00~15:00 (1~1.5시간 소요)
  5. 비정규해설: 11:00 / 13:00 / 15:00
  6. 통합예약시스템 예약 불가 (유선 예약)

화성 당성

  1. 주소: 서신면 제부로 1069 (방문자센터 내)
  2. 전화번호: 031-354-9144
  3. 방문자센터: 031-357-0265
  4. 운영시간: 09:30~16:30
  5. 통합예약시스템 해설시간: 10:30~11:30 / 14:00~15:00
  6. 정원: 40명

궁평 오솔로

  1. 주소: 서신면 궁평관광로153번길 9-9 (관리동 옆 컨테이너)
  2. 전화번호: 031-355-4610
  3. 운영시간: 10:00~17:00
  4. 정규해설: 10:30 / 14:00

매향리평화생태공원

  1. 주소: 우정읍 고온리안길 24-13 (주차장 입구)
  2. 전화번호: 031-358-8053
  3. 운영시간: 10:00~17:00
  4. 통합예약시스템 해설시간: 10:30~11:30 / 14:00~15:00
  5. 정원: 40명

제암리 3·1운동 순국 유적지

  1. 주소: 향남읍 제암고주로 34 (1층 공용주차장 화장실 옆)
  2. 전화번호: 031-354-1295
  3. 운영시간: 10:00~17:00

우리꽃식물원

  1. 주소: 팔탄면 3.1만세로 777-17 (분수광장 앞 컨테이너)
  2. 전화번호: 031-354-4384
  3. 운영시간: 10:00~17:00
  4. 통합예약시스템 해설시간: 10:30~11:30 / 14:30~15:30
  5. 정원: 40명

관광 안내소

동탄역

  1. 주소: 동탄역로 151 동탄역사 지하 4층 
  2. 운영시간: 10:00~17:00

동탄센트럴파크

  1. 주소: 동탄공원로2길 22
  2. 운영시간: 10:00~17:00

전곡마리나

  1. 주소:  서신면 전곡항로 5
  2. 운영시간: 10:00~17:00

※ 동절기(1~2월) 30분 단축 운영 
※ 기존 공룡알화석산지 해설소는 지질공원해설소로 운영

<화분> Vol.70

에디터 ***

포토그래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