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대하여
한 해 중 유난히도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로즈데이, 스승의 날… 이 모든 특별한 날들이 모여 있는, 내 곁의 사람들에게 사랑과 감사를 표현하는 날들이다. 책과 함께 가족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그 소중함이 더욱 깊어지지 않을까. 정남도서관 5월 테마 <가족에 대하여> 북 큐레이션을 소개한다.
선생님, 또 울어요? 우리 아빠가 그랬는데요. 남자는 태어나서 딱 세 번만 우는거래요.
그런데 선생님은 왜 만날 울어요?
왜 남자는 자주 울면 안 되는 거지? 왜 남자는 늘 씩씩해야 하지?
우린 여자, 남자이기도 하지만, 다 같은 사람이잖아.
그러니 선생님처럼 감정이 풍부한 남자는 자주 운단다. 물론 남자보다 더 씩씩한 여자도 있지.
선생님은 남자답기보다 나, ‘반대로’ 다운 사람이 되고 싶구나. (본문 23, 24P)
내 어린 시절, 분홍색은 ‘여자색’, 파란색은 ‘남자색’이었다. 분홍색 옷을 입고 오는 남자아이는 ‘여자같이 입었다’며 놀림을 당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나는 성 고정관념을 학습한 채 자라왔을지도 모른다. 몇 해 전 어느 날 보게 된 미국의 한 생활용품 브랜드의 여권신장 캠페인 ‘올웨이즈(ALWAYS)’의 실험 영상은 내겐 다소 충격적이었다. 실험은 다양한 성별·연령층을 대상으로 “여자아이처럼 달려보라”는 주문을 한다. 대부분은 두 팔을 흐느적거리고 연약한 척 달리는 모습을 표현했다. 그런데, ‘진짜’ 여자 어린아이들은 달랐다. ‘여자처럼’ 하라고 할수록 더욱더 힘차게 두 팔을 움직이며 마치 선수처럼 뛰었다. ‘여자처럼’이라는 말이 그 아이들에게는 ‘진짜 나처럼’, ‘최선을 다하여’라는 뜻이었던 것이다.
《거꾸로 가족》의 모습은 우리가 가진 성 고정관념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축구하는 엄마, 전업주부인 아빠, 힘이 센 고모, 긴 머리의 삼촌, 꽃을 좋아하는 할아버지, 조용한 남자아이 주인공 ‘바로’, 씩씩한 여동생. 다른 가족과는 ‘거꾸로’인 가족이지만 바로네 가족은 각자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에 행복하다. 남자라면 해야만 하고, 여자이기 때문에 못하는 일들의
‘나’라는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마주하는 사람, 엄마. 엄마의 존재는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가족 상담치료의 대가이자 국내 가족 상담분야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 이남옥 교수가 전하는 자기 치유와 관계 회복의 심리학 도서이다. 저자 이남옥 교수는 30년 넘게 상담을 통해 수십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간의 가장 본능적이고 근본적인 관계인 ‘엄마’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그는 엄마라는 이름 앞에서 수많은 감정에 휩싸이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짚어내야 할 마음의 기억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 삶을 건강하게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엄마를 원망하거나 외면하면서 상처를 반복하는 것이 아닌, 무의식 아래 흐르는 관계의 긍정적인 힘을 발견하고 그 경험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온전하게 나 자신을 찾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엄마에 대한 분노와 원망, 죄책감이 남아있다면, 그런 감정들을 벗어던지고 온전히 ‘나’에 집중하고,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
1인 가구는 원자와 같다. 물론 혼자 충분히 즐겁게 살 수 있다. 그러다 어떤 임계점을 넘어서면 다른 원자와 결합해 분자가 될 수도 있다. 원자가 둘 결합한 분자도 있을 테고 셋, 넷 또는 열둘이 결합한 분자도 생길 수 있다. 단단한 결합도 느슨한 결합도 있을 것이다. 여자와 남자라는 원자 둘의 단단한 결합만이 가족의 기본이던 시대는 가고 있다. 앞으로 무수히 다양한 형태의 ‘분자 가족’이 태어날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 가족의 분자식은 W2C4쯤 되려나. 여자 둘 고양이 넷. 지금의 분자 구조는 매우 안정적이다. (본문 12P)
1인 가구 900만의 시대. 1인 가구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대한민국 사회의 전통적인 가족 개념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1인 가구를 형성하고 있는 이들은 셰어하우스 등 다양하고 새로운 가족 형태와 문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20~30대들 사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도서,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가 있다. 부제는 ‘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탄생’이다. 카피라이터 김하나와 잡지 에디터를 오래 했던 황선우, 두 여성은 4인 가족이 기준인 이 나라에서 더 이상 ‘싱글 라이프’로 살아가기 아쉬워하다 싱글로 남는 것도, 결혼도 아닌 각자 키우던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조립식 가족’을 탄생시킨다. 싱글로도 10년을 넘게 잘 살아온 두 여성이 어떻게 같이 살게 되었는지, 두 ‘원자’가 결합해 ‘분자’ 가족이 되었는지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4인의 가부장적 핵가족 형태를 ‘정상’으로 보는 사회는 이미 변화했다. 이제 새로운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글 차영은(기획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