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행복 한 스푼
생각만으로도 설레임을 선물하는 봄이 왔습니다.
마치 팝콘처럼 봄을 틔운 벚꽃잎과 노란 개나리꽃에 우리의 미소도 만개하지요.
이러한 봄날과 관련한 여러분의 소중한 추억과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어느 봄날,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우리는 부모님의 제안으로 등산을 하러 산으로 향했다.
그러나 우리의 옷차림은 등산하기에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았고, 신발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신랑은 아빠의 옷을, 나는 엄마의 옷을 입고 등산을 떠났다.
이상한 옷차림으로 등산을 시작한 우리는 서로를 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등산 중간에는 봄바람이 살며시 불어와 우리의 머리카락을 감싸 돌았고, 새콤한 햇살이 우리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우리는 꽃 잔디 앞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넷이 모두 웃으면서 꽃 잔디에 앉아 있었다.
그 꽃 잔디는 마치 우리의 사랑처럼 온화하고 아름다웠다. 정말로 잊지 못할 특별한 순간이었다.
봄은 아이 엄마가 된 나에게는 긴장 되는 새 학기의 시작.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 매일 아침 노심초사하며 달래 보내고 나 자신에게는 겨우내 이곳저곳 붙은 살을 빼야 하는 계절이다.
향기만 으로도 기분이 좋은 봄, 설레는 바람과 꽃이 온 세상을 들뜨게 하는 행복의 시작이다.
별다른 일이 없으면 어디로든 산책을 나서게 되는 봄이다. “게으름을 피우다간 눈 깜짝하는 사이 사라져버리기에 부지런히 움직일 수밖에 없다.”라는 <책_무과수의 안녕한, 가>의 문장처럼 짧은 봄, 내가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이유다.
봄꽃들이 짧게 피고 지는 봄날에 꽤 오랜 시간 샛노란 색을 담당하고 있는 개나리는 벚꽃에 비해 인기가 적은 것 같지만, 노란 꽃이 잔뜩 피어있는 걸 보면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어서 좋다.
제 시기에 맞춰 활짝 핀 개나리를 보니, 예전에 딸과 함께 산책을 하다 개화시기보다 일찍 핀 꽃을 보며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엄마 개나리꽃이야! 겨울에 왜 폈지?” 나는 개나리로 분해 연기를 시작했다. “안녕? 난 개나리라고 해.
난 원래 추운 겨울 지나고 따뜻한 봄이 되면 피어나거든? 그런데 얼마 전에 되게 추웠다가 이번 주는 엄청나게 따뜻했잖아.
그래서 나는 겨울이 끝나고 봄이 됐는 줄 알았지 뭐야~ 봄인 줄 착각하고 이렇게 빨리 폈단다.”
그러자 딸이 아주 진지하게 “옆을 봐. 겨울이잖아. 눈으로 보면 되는데 왜 착각했어?”라고 말했다.
그 진지함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난 눈이 없거든. 온도로만 계절을 느낄 수 있어.” “아하, 그렇구나. 눈이 없어서 못 봤구나.” 하며 신기해하던 꼬마 아이는 어느덧 초등학교 2학년이 됐고, 옛이야기에 자기가 정말 그런 말을 했었느냐며 생각이 귀엽단다.
내 눈엔 너도 아직 어린아이일 뿐인데 말이지.
이젠 개나리에도 초록 잎이 나기 시작했다.
내년 봄에도 제 시기에, 어린 딸과의 추억과 함께 다시 만나게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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