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도자기 공방 탐방
모든 것은 흙에서 시작해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흙은 집을 만드는 재료가 되고, 음식을 먹는 그릇이 된다. 그뿐인가.
예술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흙을 만지며 고요함을 음미하는
도예의 매력 속으로.
글 차예지 사진 김성재(싸우나스튜디오)
경기 화성시 지산1길 18-24 지하 1층
0507-1323-2862
영업업시간
수~토 10:00~17:00
매주 월, 화, 일 휴무
한백초·중·고 근처에 위치한 이곳은 올해로 문을 연지 5년째 된 작은 공방이다. 나정인 대표는 나무와 식물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도자기를 굽는 예술가다. 작년에는 화성시 동탄복합문화센터 아트스페이스에서 <작가의 선물가게>라는 기획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식물과 휴식’을 콘셉트로 작품 활동을 하는 만큼 공방은 식물, 그리고 식물을 모티프로 한 작품들로 가득했다. 바라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해지고 마음이 정화되는 풍경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며 남긴 화분들에 더해 하나둘 모은 식물들이 이제는 공방을 꽉 채울 정도로 많아졌다고.
공방의 식물들은 영감이 되어주기도 하고, 도자기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흙에 나뭇잎을 대고 누르면 잎맥이 흙에 새겨지는데, 이를 따라 도구로 굴곡을 파내고 나뭇잎 모양으로 흙의 테두리를 잘라 작품을 만든다. 자연에서 온 흙과 나뭇잎으로 만드는 도자기라니.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작품이 아닐까.
공방정인의 특별함은 자유 만들기 클래스에 있다. 본인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수업이다. 최근 공방을 찾은 한 부부는 낚시가 취미여서, 마음에 쏙 드는 회 접시를 만들고 싶어 했다고 한다. 손님들이 옥돔을 닮은 커다란 회 접시를 만드는 모습을 보며 나 대표 또한 새로운 작품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단다.
나정인 대표는 한쪽 벽에 가득 걸린 자신의 작품들을 욕망에서 탄생한 것들이라고 소개한다. 식물은 언젠가 죽기 마련이기에 그 생명력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도자기로 구워 보존하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보통은 도자기를 식기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쓸모를 생각하기 이전에 존재 자체가 의미가 될 수도 있는 법이다. 푸르름 가득한 공간에서 자신만의 개성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면, 공방정인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경기 화성시 노작로2길 12 1층
0507-1394-0471
영업업시간
화~목, 토~일 13:00~17:00
매주 월, 금 휴무
동탄 노작공원 근처, 화실과 가죽 공방 등이 모여있는 작은 공방 거리에 해가 잘 드는 널찍한 도자기 공방이 있다. 아뜰리에 소휴는 동탄에 있는 도자기 공방 중 가장 큰 규모의 공방이다. 그래서 근처에 위치한 기업에서 단체 수업을 위해 많이 찾고, 도자기 공예 체험을 위해 여럿이 방문하기도 한다. 직장인들로 구성된 단체 클래스도 운영한다. 이 공간에는 최대 5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아뜰리에 소휴의 여러 수업 중에서도 아기, 강아지 발을 찍어내 만드는 발 도장 클래스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동탄은 신도시인 만큼 아이를 키우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시민들이 많다. 공방을 운영하는 이선호 대표 또한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어, 처음엔 본인의 강아지 발도장을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 어느새 클래스로 자리 잡았다.
맘 앤 키즈 클래스, 반려견 발 도장 클래스는 흙 반죽에 아기의 손과 발, 혹은 강아지의 발을 도장 삼아 꾹 눌러 찍고 구워내 접시나 오브제로 활용할 수 있는 수업이다. 아기나 반려동물을 데리고 와 체험하는 일이 쉽지는 않기 때문에 도자기를 구워 유약을 바르는 후처리는 공방에 맡길 수 있다. 제작한 도자기는 100일 기념품, 돌잔치 답례품으로도 자주 활용된다. 이곳의 모든 원데이클래스는 1:1로 진행되니 조용한 분위기에서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면 아뜰리에 소휴를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경기 화성시 여울로3길 10-2 1층
0507-1321-39821
영업업시간
화~일 11:00~19:00
매주 월요일 휴무
담을도예공방은 2014년부터 화성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도자기 공방이다. 정규 수업과 원데이클래스를 모두 체험할 수 있고 6종류의 흙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볼 수 있다. 유약의 종류도 여럿이어서 공방 내 비치된 견본을 보고 흙과 유약마다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핸드빌딩 수업을 기본으로 재료나 기법이 한정적이지 않고 자유로운 작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정규수업의 경우 수업 시간 내 재료나 작업 개수 등의 제한 없이 원하는 작업이 가능하다. 접시용 편편한 흙 반죽을 깎아내거나 반대로 흙을 덧붙여 입체감을 만드는 기법으로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
술잔 안에 작은 모란과 벚꽃, 상징물들을 담은 작품은 담을도예공방의 시그니처다. 작은 잔 안에 그림을 그리고 가운데에 작은 토우(土偶)를 붙여 만든다. 꽃 시리즈, 고구마 등 구황작물을 모티프로 한 시리즈, 호랑이나 오리 같은 동물을 토우로 만든 것도 있다. 이곳에서 만드는 토우 중 고구마 모양을 형상화한 ‘눕구마’는 이 공방의 깜찍한 마스코트다. 모란잔은 공모전에 당선되어 국립중앙박물관과 민속박물관, 광주·제주박물관의 기념품 가게에 납품하고 있고 다른 잔들도 여러 기관을 통해 답례품이나 기념품 등으로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화조어해도(花鳥魚蟹圖)에 등장하는 물고기와 새를 표현한 잔은 국립해양박물관의 해양문화상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의 공식 답례품으로 납품 중이다. 상품 패키지 디자인까지 직접 한다는 박민지 대표. 그의 금손으로 빚은 도자기가 궁금하다면 담을도예공방에 방문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