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화성예술플랫폼
누군가가 ‘예술가’라고 하면 평범한 사람은 아닐 것 같은, 무엇인가 독특함을 가진 사람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자신만의 생각, 정신 또는 가치관을 어떠한 예술의 장르로, 자기만의 작품으로 표현하는 그들이 어떤 특별함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은가? 우리 주변, 화성에서 거주하거나 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그들의 작업실에서 만날 기회가 있다. <화성예술플랫폼> 오픈 스튜디오가 바로 그것. 우리 동네 예술가와 소통하며 색다른 예술체험 속으로 빠져보자.
<2021 화성예술플랫폼> 오픈 스튜디오 프로젝트를 통해 화성시에 있는 다양한 예술가 작업실들의 문이 올해도 활짝 열렸다. <화성예술플랫폼>은 화성시의 예술가와 그의 작업실, 예술 공간 등에 대한 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예술가와 시민이 소통할 수 있도록 기획한 프로젝트이다. 2017년 12명의 지역작가들과 경기문화재단의 <옆집에 사는 예술가>로 시작했고, 2018년부터는 화성시문화재단만의 색깔로 분화한 프로그램이다. 초기에는 시각 예술가들이 참여했으나 차츰 범위를 확장해 공연, 자연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함께했다. 첫 사업 이래 총 44명의 예술가, 약 800여 명의 시민 참여자들이 함께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예술가 작업실 등을 투어하는 형식으로 사전 신청한 시민들이 정해진 집결지에 모여 버스를 타고 그날의 예술가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진다.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라 여겨지는 작업실에서 예술가의 작업 방식뿐 아니라 일상, 취향 등을 알아볼 수 있다. 게다가 모든 프로그램이 종료된 연말에는 한 해 동안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함께한 작업의 결과물로 전시회를 개최하여, 단순한 ‘원데이 클래스’ 그 이상의 큰 의미를 더한다.
<2021 화성예술플랫폼>은 총 10회로 예술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환경과 일상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한다. 특히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환경과 자연을 지켜야한다는 의식은 높아졌지만 미래의 방향 및 실천방법을 모르는 이들을 위해, 자연과 우리의 일상을 바라보는 예술가의 시야를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2021년 첫 번째 <화성예술플랫폼>은 5월 22일 자연미술 분야의 황예지 작가와 함께 도심 속 숲, 반석산으로 힐링 여행을 떠났다. 자연에서 영감받는 것을 즐기고, 사람들이 보지 못하거나 보지 않는 것을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황예지 작가는 자연물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익숙하지만 새로운 자연을 발견하는 시간과 폴라로이드 사진과 자연물, 섬유를 활용한 보태니컬(botanical) 드림캐쳐 손작업을 함께하며 답답한 일상을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두 번째 목적지는 5월 29일, 정남면의 양경철 도예가의 작업실이다. 오래도록 머물며 없어지지 않는 것을 고민하는 양경철 작가는 고(古) 백자 위에 어두운 금속질감의 흙을 덧붙이는 작업을 주로 한다. 전통적, 현대적 기법 및 새로운 기법을 접목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익숙하고 사소하지만 오래된 것이 주는 새로움을 경험하는 시간으로 준비했다.
지난 6월 5일에는 기배동에서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는 진유영 타악기 연주자를 만났다. 타악기, 사물, 쓰레기 등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진유영 연주자는 그 소리들로 고민과 감정을 표현하고 공연을 통해 관객과 교감한다. 이번에도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악기부터 쓰레기까지 연주해보고, 함께하는 게임을 통해 모든 소리에 집중해보는 시간을 선사했다.
상반기의 마지막, 6월 12일은 남양읍의 유상선 회화작가에게로 향했다. 오랜 직장생활 후 꿈꿔오던 전업작가로의 길을 택한 유상선 작가는 해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우리 삶과 닮아있다 느끼며 다양한 방식으로 해바라기를 그린다. 커피콩, 물감 등을 활용하는 작가만의 독특한 방식을 공유하며 일상생활의 소품도 예술작품 활동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올 하반기, 6회차의 색다른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첫 목적지는 7월 17일 팔탄면으로, 온도의 조절을 중시하는 전통 도예방식을 고수하며 모험과 도전을 이어오는 3명의 작가가 협업하고 있는 일석도예를 만난다. 일석도예에서는 도예의 기술, 흙과 재로 작가의 감수성을 표현하는 방법을 함께한다. 이어 7월 24일 자연미술 분야 임승균 작가와는 자연과 인간, 사회의 관계를 탐구하고 자연 속에서 마음 쉘터를 찾는 시간을 가진다.
여름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9월 4일, 디제이 SEFO와 병점동 작업실에서 다시 뜨거운 계절을 느낄 것만 같다. 즉흥적인 디제잉으로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전자악기도 사람의 감정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이어지는 9월 11일 향남읍의 민홍지 작가는 공간과 공간을 열고 닫음으로써 경계 혹은 통로를 만드는 ‘문’의 양면성에 집중해, 한옥의 창살과 살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9월 25일 석동미 회화작가는 동탄 ‘Ivy Lounge’에서 시민들과 만난다.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깊은 연결고리, 꿈을 싣고 돌아오는 부메랑을 주로 작업한다. 작품이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다하기 위해 대중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작가는 부메랑을 소재로 꿈을 담는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마지막 목적지로는 10월 2일 동탄의 김현중 회화작가 작업실로 향한다. 김현중 작가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현대적으로 새롭게 재구성된 판·페인팅 작업을 구현한다. 이번 시간에는 부드러운 스퀴지 물감의 자유로움을 투명 아크릴에 구현하는 기법을 공유하고,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나가는 작업을 함께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될수록 예술의 영역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만 같다. 문화예술이 얼마나 우리 일상에 큰 즐거움이고 또 위안이었나를 고민해보는 요즘이다. <화성예술플랫폼>을 통해 흔히 접할 수 없는 예술가의 시선과 생각을 들어보고, 그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하며 그들의 방식으로 함께 작업해보면서 내 안의 예술적 감수성을 일깨우고 지친 일상 속에서 또 한 걸음 나아갈 힘을 얻어 보는 것도 좋겠다.
글 차영은(기획홍보팀)
사진 차유나(기획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