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 문화 데이트
생활시장화인은 다양한 생활문화활동을 시민들에게 소개하여 일상 속에서 문화를 통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화성시생활문화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문화사업이다. 생활문화를 기반으로 창작되는 작품과 제품을 매개로 수공예 특화 마켓을 개최하는 생활시장화인(이하 화인마켓)은, 지역공방과 시민간의 문화·경제적 소통을 위한 생활문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화인마켓은 시민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동탄과 향남 일원의 공원에서 개최된다. 시민들은 화인마켓이 열리는 날을 기다렸다가, 또는 우연히 집 앞을 산책하다 제각각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예쁜 수공예품을 만날 수 있다. 한번쯤 직접 경험하고 싶었던 다양한 수공예 활동, 그러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방이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집 앞으로 찾아오는 것이다. 수공예 작품과 제품, 그리고 활동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도 공방을 직접 찾아가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 이럴 땐 화인마켓 방문을 추천한다. 다양한 분야의 수공예 제품과 작품이 전시·판매되고 있으며, 더욱 흥미로운 것은 판매자가 바로 작품을 직접 창작한 생활문화 활동가(작가)라는 점이다. 작품을 구경하면서 자연스럽게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흡사 공방에 직접 방문한 느낌을 받게 된다.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 참여한 작가들이기에 방문자와의 대화는 작가 입장에서도 매우 즐거운 일이다. 화인마켓에 방문하게 된다면 작품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어 보자. 이 또한 색다른 체험이지 않을까.
화인마켓은 다른 아트 플리마켓과는 다른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 화인마켓은 수공예품만을 취급한다. 다수의 아트 플리마켓은 수공예품과 함께 기성품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수공예만의 감성과 즐거움을 온전히 느끼기 어려운 반면, 화인마켓은 수공예품만을 창작하는 작가가 직접 자신의 작품을 전시·판매하고 있어 그 따스한 감성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둘째, 화인마켓은 화성시민이 화성시민을 위해 직접 운영하고 있는 시민 주도 참여형으로 운영된다. 화성시생활문화센터는 관내 공방운영자를 대상으로 시민운영자를 모집·선정하여, 정기적인 간담회 형식을 통해 사업 계획 수립 및 운영에 관한 의사 결정과정을 시민운영자와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행복을 느끼는 자신만의 수공예 활동과 작품을 통해 시민들과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별도의 보수 없이 자원봉사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화성시민과 함께 운영하고, 수공예로 특화되어 있다는 두 가지 차별화된 운영방법이 화인마켓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생활시장화인’이라는 이름은 정조대왕이 수원부 읍치와 현륭원을 위호할 성곽의 터를 둘러보며 ‘華城(화성)’이라는 이름을 짓기에 앞서 장자가 말한 화인축성(華人祝聖)의 고사를 떠올리고, 풍요와 번영이 있는 여민동락(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하다)을 기원했다는 데에서 탄생했다. ‘동탄예술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던 예술마켓의 범위를 생활문화 활동가들의 수공예품 전시 및 판매 운영, 일반 시민들의 플리마켓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장르의 버스킹 공연까지 더해져, 이름처럼 즐거움을 나누며 모두 함께 즐기는 장으로 점차 확장해왔다.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이면 동탄 선큰광장과 향남의 중앙분수광장에서 마켓형 문화행사가 열려왔으나, 2020년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아쉽게도 마켓행사를 개최하지 못했다. 올해는 생활시장화인을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철저한 방역관리를 바탕으로 10월~11월 중 공방 투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오프라인 화인마켓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12월에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수공예 전문 전시회인 <K-핸드메이드 페어>에 2020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참가하여 화성시 생활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2021 화성시 생활시장화인>에는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시민운영자들이 있다. 시민운영자는 화인마켓의 현장운영 및 홍보지원 등을 함께하는 자원봉사형 시민단체로, 올해 초 지역공방을 운영하는 예술가들을 모집, 현재 19개의 공방에 21명(’솔터공방’ 민홍지, ‘이금주 니트아카데미’ 이금주, ‘아토도예’ 박미원, ‘은가비글라스 작업실’ 장미정, ‘이와삼공작소’ 윤지현, 윤여성, ‘그랑멜’ 서영숙, 송윤희, ‘신자연주의 공방’ 송남숙, ‘공예문화진흥원모꼬지협동조합’ 정은숙, ‘핑쿠베베 미싱공방’ 맹경희, ‘포린유리’ 백주아, ‘K작업실’ 김광경, ‘화인규방’ 김애경, ‘바느질마녀’ 원호순, ‘홍쑤의 가죽공예’ 홍수정, ‘라무통위빙’ 권은진, ‘미미네공방’ 오은정, ‘나마네’ 조태경, ‘정가네’ 정미현, ‘사봉드상떼’ 김민정)이 활동 중에 있다.
시민운영자들은 생활시장화인의 주인이 되어 정기간담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로의 재능을 나누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여러 사안을 결정하는 등 화인마켓의 기획부터 홍보까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이들 덕에 생활시장화인은 오늘도 빛난다. 올 가을, 화성시 생활시장화인의 공방 투어 체험 프로그램을 만나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가죽공예, 뜨개 등
“다양한 분야의 공예인들이 모여 협동한다는 의미의 ‘모꼬지’를 운영하고 있어요. 동탄예술시장부터 판매자로 참여해 시민운영자도 자연스레 지원하게 되었어요. 화성시 전 지역에 있는 저와 같은 공예인들과 만나 네트워킹을 형성한다는 점이 가장 좋아요. 또 함께 기부활동을 하며 내가 하는 일이 보탬이 된다는 보람도 느꼈고요. 생활시장화인을 통해 더 많은 공예인들이 소통하고 코로나로 인해 중단된 아트마켓이 다시 열려 어서 시민들과 만나길 바라요.”
규방공예
“오로지 좋아서 시작한 규방공예를 화성시에도 널리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시민운영자로 참여했어요. 공방명처럼 저의 호를 ‘화인(話諲)’으로 정했는데 생활시장화인도 이름이 같아 신기했어요. 공예인들이 작업한 수공예품을 판매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플랫폼과 널리 알릴 수 있는 전시의 기회가 더 많아지길 바라요. 규방공예를 통해 화성시민들에게 전통도 알리고 또 함께 모여 작업하며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글 차영은(기획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