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추천리스트
《찔레꽃 울타리》 시리즈는 1980년 영국에서 처음 출간된 현대 그림책의 고전으로, 들쥐 마을의 이야기이다. 이 중 가을이야기 편은 겨울을 지낼 준비를 하는 마을 들쥐들과 열매를 주우러 간 숲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들쥐 ‘앵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표지와 책 속 글씨체를 보면 어쩐지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와 섬세한 그림들을 보면 그런 생각은 금세 사라질 것이다. 숲속의 가을 열매들, 낙엽, 겨울 대비를 하는 들쥐들의 모습을 통해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시’ 하면 보통 떠오르는 단어들은 중·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배웠던 ‘주제’, ‘공감각적 심상’, ‘비유법’ 등일 것이다. 어쩐지 지루하게 느껴지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그런 시에 대한 생각들을 바꿔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정재찬 교수의 대학 강의의 내용을 엮은 ‘시 에세이’로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시들을 소개하고, 제대로 읽는 방법을 알려준다. 시에는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시집 한 권 읽어볼까?’ 하는 생각을 가졌지만 어떤 시를 읽어야 할지 막막했던 사람들에게도 모두 좋은 책이다. 독서의 계절 가을, 진짜 시를 만나보면 어떨까?
《와인이 있는 100가지 장면》은 소믈리에, 와인 저널리스트, 일러스트레이터 세 명의 작가가 100편의 영화와 그 영화 속 와인을 소개해주는 책이다. 영화의 장면 속 주인공이 마시는 와인이 무엇인지 일러주고, 와인에 대한 상식과 뒷이야기까지 담았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며 내가 봤던 영화의 페이지를 먼저 열어봐도 좋을 것이다. 선선한 가을밤, 책 속 영화 한 편을 보며 와인 한 잔을 마시는 일상의 여유를 가져보자.
글 길현정(도서관기획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