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사슴 팝업 카드 만드는 법
등 위의 하얀 반점, 앙증맞은 꼬리, 반짝이는 눈망울이 특징인 대륙사슴은 현재 남한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다. 언젠가 그들이 다시 돌아오길 기대하며, 위기의 동물을 돌보는 우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대륙사슴을 소개한다.
몇 해 전, 아이들과 함께 간 동물원에서 아기 꽃사슴을 본 적이 있다. 등 위로 눈이 내린 듯 선명한 하얀 반점, 앙증맞은 꼬리 그리고 마음을 정화하듯 순수하게 반짝이는 눈망울에 한참이나 눈을 떼지 못한 채 사슴을 바라봤다.
사슴은 예로부터 우애가 깊은 동물로 여겨졌다. 이동할 때는 머리를 높이 들어 뒤처지는 무리가 없는지 살피고, 먹이를 발견하면 소리를 내어 알렸다고 한다. 이 소리는 사슴 록(鹿)에 소리 낼 명(鳴)을 써서 녹명이라 부른다. 혼자만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닌, 배고픈 동료들을 위해 있는 힘껏 소리 내는 사슴을 떠올리면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진다.
토종 꽃사슴으로 불리는 대륙사슴은 과거에는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에 흔히 분포했다. 조선시대부터 약재로 쓰이는 녹용과 녹각, 사슴피를 얻기 위한 사냥으로 개체 수가 감소하다, 1940년대 일제강점기에 ‘사람들에게 위해를 끼치는 야생동물을 구제한다’는 명목으로 대량 학살당해 개체 수가 급감했다. 남한에서 야생 대륙사슴은 멸종됐으며, 사육의 목적으로 일본과 대만에서 들여온 꽃사슴은 대륙사슴의 아종이라고 한다. 남한에서 자취를 감춘 대륙사슴은 현재 북한과 러시아에 서식하고 있다. 전염 우려로 원종 확보는 어렵지만 공동 연구를 통해 수정란을 확보하거나 증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故 이어령 선생은 “신과 생물의 중간자로 인간이 있기에 인간은 슬프고 교만한 존재지. 양극을 갖고 있기에 모순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어”라고 말했다. 죽지 않는 신, 죽음을 모르는 동물 그 사이의 인간은 죽음의 의미를 아는 동물이라고 했다. 한 인간으로서 사라져가는 대륙사슴을 떠올리며, 동물원에서 보았던 아기 사슴의 눈을 떠올리며, 그들이 다시 돌아오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 그림을 그려본다. 엄마 사슴이 아기 사슴을 돌보듯 따뜻한 손길로 위기의 동물들을 돌보고, 그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자연을 가꾸어 길을 열어주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재료: 가위, 칼, 접착제나 양면 테이프 등
글·그림 배서윤(2021 화성시문화재단 서포터즈)
팝업 정혜경(팝업 아티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