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응모코너
여름이 왔습니다!
밝은 노래와 달콤한 과일들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다가 돌연 태풍과 장마, 무더위로 우리를 힘들게도 하는 여름.
당신의 여름날, 여름휴가, 바캉스와 관련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울 엄마가 돌아가신지 십년이 훌쩍 넘었네요.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도시에서 학교를 다녀 방학이면 늘 시골 고향집으로 가곤 했습니다. 여름 방학 그때도 집앞에 봉숭아꽃이 참 예쁘게도 폈었지요. 봉숭아 물들이며 엄마한테도 혹시나 하고 물어보았더랬습니다. “엄마도 봉숭아물 들일래?”라고 물으니 웃으시며 손가락을 꺼내 보입니다. 이 말도 하면서요.
“나는 손가락 9개만 하면된대이” ㅠㅠ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집에 소를 키웠는데 여물을 급히 쓰시다 손가락을 하나 다치셨거든요. 아직도 그때 여름 생각하면 엄마와 봉숭아꽃이 떠오릅니다. 얼마나 속상하셨을지 그때 울 엄마 넘 젊디 젊었는데. 엄마 나는 다시 고향집으로 휴가간다.
엄마 생각하며 봉숭아꽃으로 물들여야지.
바다와 가까운 화성에 살면서도, 아이가 오래 아파서 바다에 가 볼 생각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여름 휴가로 계획한 건 아니었지만, 한 번도 바다를 본 적 없는 아이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그렇게 계획없이 훌쩍 가본 서해바다에서, 아이는 작은 눈 가득 바다를 담고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늦게나마 처음 바다를 보게 되었지만, 너무나도 좋아하는 그 모습에 마음이 참 행복했습니다.
각종 환경오염과 기후문제 등으로 걱정과 우려가 참 많은 세상이지만, 우리 아이가 바라보고 살아갈 바다 만큼은 언제나 드넓게 푸르고 깨끗했으면 좋겠습니다.
늘 앞만 보고 걸었다.
그날은 왠지 위를 바라보고 싶었다.
수많은 조명등이 내게 웃음을 보냈기 때문일까?
눈 맞춤을 하고 싶어서였을까? 휘어진 길 굽은 길 상처로 갈라진 길을 본다. 틈새의 벽을 생각한다.
침묵으로 일관된 모순된 시간을 생각한다. 저 별 하나 잡아서 반짝거리면 어떨까? 사람들이 엄지척하며 환호를 보낸다. 사랑하는 마음을, 약한 것을 보듬어 주는, 눈물을 닦아주는 그런 별을 꿈꾼다. 그 안에 숨을 쉬고 따스한 미소를 보내는 반짝이는 내가 살아 있다. 여름은 여름을 부르고 있다.
우리 가족은 여름 방학이 되면 친정인 삼척에 4박 5일 동안 지내면서 여름 바다를 즐깁니다. 참 부럽죠? 해외를 나가서 워터 파크에서 4박 5일 즐기는 것보다 더더더 간편하고 즐거운 시간입니다.
휴가를 즐기던 그 때! 맹방해수욕장에서는 ‘바캉스 페스티벌’이 열리게 되었죠.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고 자신이 있던 저이지만 야외무대는 난생처음이고 그렇게 전국에서 내놓으라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대회인지 전혀 모르고 마지막 순번으로 신청을 하게 되었어요. 신청하고 나서 가슴이 콩닥콩닥 어떻게 해야 하나 떨리는 마음으로 제 순서를 기다렸습니다.
무대에 올라가 보니 반주는 들리지도 않고 첫 음을 너무 높게 잡았던 터라 시작이 쉽지 않았어요.
머쓱한 나머지 전주에 춤을 막 추면서 시작했는데 결국 제가 불렀던 ‘tears’ 노래는 소리를 빽빽 지르는 고성방가가 되었지요.
같이 갔던 우리 가족들은 응원하다 말고 하나 둘씩 사라졌습니다. 솔직히 저를 누가 알아보나 싶지만 너무너무 창피하고 재밌는 추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