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0.01%, 여러분의 취향저격하러 왔습니다

얼렁뚱땅 상점 이세화 대표

대한민국 0.01%,
여러분의 취향을 저격하러 왔습니다.

얼렁뚱땅 상점
이세화 대표

통닭천사라는 닉네임을 가진 유튜버이자 온라인몰 얼렁뚱땅 상점의 크리에이터인 이세화 대표를 만나기 위해 그의 사무공간을 직접 찾았다. 친근하면서도 독특하고 유쾌하면서도 진중했던 이세화 대표. 만랩 매력을 뽐낸 그와의 시간을 지금 공개한다.

글. 노유찬 사진. 얼렁뚱땅 상점 제공

당신은 누구인가요?

안녕하세요. 유튜브에서 통닭천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유튜버이자, 얼렁뚱땅 상점이라는 온라인몰을 운영 중인 이세화라고 합니다. 얼렁뚱땅 상점은 의류와 잡화를 전문으로 하며, 재미에 위트를 가미한 제품들을 제작 및 판매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닉네임인 통닭천사도 상당히 재밌어요.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으셨나요?

우연한 기회에 인터넷 방송 게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사용할 닉네임이 필요했고, 그 전에 저녁 식사로 치킨을 시켰는데 문뜩 아이디어가 떠오르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치킨과 착한 이미지까지 챙길 수 있는 ···. 그렇게 통닭 천사로 정해졌습니다.

얼렁뚱땅 상점은요? 알려주세요.

첫 시작을 1인 기업으로 시작했고 지금 기억해보니 홀로 보낸 시간만 2년이었네요. 그러다 보니 제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제품들 위주로 기획·제작된 결과물들로 채워졌고, 그로 인한 소비자들의 호불호 또한 극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되었습니다. 그때 생각했어요. 얼렁뚱땅이라는 상호를 넣으면 소비자들이 너그럽게 이해해주지 않을까? 그런데 그게 통했던 것 같아요. 기대치를 낮추는 대신 친근함을 강조한 거죠.

아트상품을 기획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애초에 전문디자이너분들처럼 근사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를 아예 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대신 세상 사람들의 0.01%의 취향에 맞춰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게 오늘날 저희 상점의 모토가 되었고, 소비자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 아티스트들과의 협업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겪는 고충도 많을 것 같고요.

있죠. 있어요. 유명 인플루언서 또는 아티스트 분들과 작업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그분들만의 색과 개성이 짖게 입혀지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저도 얼렁뚱땅만의 색과 개성이 필요하잖아요. 그럴 때 조금 힘에 부쳐요. 하지만 그러한 과정이 있어야 만족 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에서 생각해보니 그 모든 게 소중한 추억이네요.

성공적인 협업 사례도 많으실 것 같아요. 하나만 소개해주세요.

본인의 굿즈인 하와이언 셔츠를 의뢰 주셨던 빠니보틀 님과의 협업이 생각나요. 얼마나 열정적이신지 디자이너분도 직접 선정해 모셔왔더라고요. 그런데 그 디자이너분이 또 얼마나 열정이 대단하신지, 밤낮 가리지 않고 수정에 수정이 거듭되는 과정 모두를 즐겁게 해주셨어요. 꽤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정말 시간과 노력이 아깝지 않았던 프로젝트로 기억됩니다.

화성시문화재단의 ‘2024 아트상품(굿즈) 제작 및 유통 지원사업’에 얼렁뚱땅 상점이 굿즈 제작사로 함께 협업하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어렵게 결정했습니다. 이유를 설명해 드리자면 전문 예술영역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강박에 가까운 우려 때문이었죠. 하지만 재단에서 재밌게 풀어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고, 덕분에 큰 용기를 얻어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희에게도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 협업에서 출시하게 될 상품들에선 어떤 차별점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의 얼렁뚱땅 상점은 저와 저희 상점을 잘 아시는 분들만 이용하는 샵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좋게 말하면 마니아층이 두텁다고 해석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대중적이지 못하다고 해석될 수도 있어요. 그러한 부분에서 이번 ‘2024 아트상품 (굿즈) 제작 및 유통 지원사업’은 대중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고, 또 대중이 원하는 그런 작업결과물들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8명의 작가님들과 함께 하시다 보니 굿즈 기획 등 여러 부분에서 신경 쓰실 게 많을 것 같아요.

처음 작가님들과 만난 건 화성시문화재단 회의실이었어요. 그때는 서로가 낯설었을 때라 의견을 나누는 것 자체가 상당히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개성이 강한 분들이라. 그래서 방법을 바꿨죠. 한 분씩 직접 미팅하고, 회의 주제는 미팅 전 메신저로 공유하는 방법으로요. 그 후 의견이 보다 풍성하게 모아졌고 다양한 아이디어로 발전해가더 라고요. 현재는 8명의 작가님 마다 각자의 아트워크를 진행 중이고, 실제 상품으로 제작이 가능한지 또는 아닌지를 선별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실제 팝업에서 관람객들이 주목할만한 품목이나 강력 추천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면?

우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흥미로워할 만한 그런 것. 재미까지 더해질 수 있다면 더 좋을 거고요. 그래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하나의 주제를 8명의 작가님들과 공유·제작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공통 굿즈로 발전시켜나가 보자는 아이디어를 도출했어요. 아직은 완성 전이지만 말도 안 되게 큰 대형 에코백을 강추 아이템으로 추천해 드릴 수 있겠네요. 성수동 팝업스토어에 상품들이 전시되는 시점이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그즈음이에요. 계절에도 딱 좋고 활용성도 딱 좋고.

지금까지와 다른 형태의 콘텐츠나 플랫폼에 도전해보고 싶은 계획은 없으세요?

얼마 전 제 유튜브 채널에서 콩국수 가게 사장님과 함께 이벤트를 했어요. 제가 워낙 자주 가기도 하고 좋아하는 식당이에요. 사장님과 함께 이벤트를 해 번 당일 수익금에 저희가 개발한 콩국수 먹는 개구리 캐릭터 티셔츠 판매 수익금을 보태 지역 보육시설에 기부했어요. 에어컨 자전거 비누 물티슈 등등이요. 돌아오는 길에 진심으로 감사해 주시던 원장님 모습이 떠올라 부끄럽기도 하고 다음엔 더 제대로 해보자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그래서 마음먹었어요.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보자고요.

《화분》 독자분들과 예비 창작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부탁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도전했으면 합니다. 다만 근성을 가지고 도전했으면 해요. 멋진 거 안 멋진 거 웃긴 거 재밌는 거 상관없어요. 저를 예로 들자면 웃기고 재밌는 분야의 카테고리를 개인적으로 좋아해요. 그래서 지금도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고는 합니다.

얼렁뚱땅 상점
홈페이지 uldd.net/home
인스타그램 @ uldd_store

통닭천사
유튜브 www.youtube.com/@chicken_angel
인스타그램 @ chicken_ang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