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정의하는 천 개의 파랑

‘2025 라이징스타를 찾아라’ 우승팀
블루 이즈 낫 블루

음악으로
정의하는
천 개의 파랑

‘2025 라이징스타를 찾아라’ 우승팀
블루 이즈 낫 블루

신인 뮤지션 238팀이 지원하며, 역대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2025 라이징스타를
찾아라’에서 블루 이즈 낫 블루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무대를 수놓은 에너지와 강렬한 패기가
담긴 음악으로 이제 막 발을 내디딘 그들. 끝없이 번져가는 청춘의 물결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

차예지(편집실) 사진 박시홍(싸우나스튜디오)

합주실에서 세월이 느껴지네요. 사용한 지 오래된 곳인가요?

철환_ 여기가 1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저희 아버지가 쓰시던 곳이에요. 젊을 때 음악을 하셨거든요. 혼자 쓰기엔 좀 과해서 어떻게 할까 했는데 이렇게 팀이 생겨서 잘 쓰고 있습니다. 저기 있는 사진이 아버지 20살 때예요.

세 분은 서로 어떻게 알게 된 사이에요?

수연_ 병연이와는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고, 철환이와는 군대에서 만났어요. 제가 섭외해서 이렇게 모이게 됐어요. 병연이는 이 친구가 음악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저와 알던 사이였고 철환이는 예전부터 밴드 활동을 많이 했던 친구라 선뜻 함께해줬어요. 공연할 때 기타와 베이스를 맡아주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 친구들은 객원이지만 멤버처럼 저희를 도와주는 친구들이에요. 여기서 같이 연습도 하고요.

서로 다른 배경에서 만났다면 서로의 음악 취향이나 주 장르 등이 다를 수 있을 텐데, 작업을 할 때 어떻게 맞춰나가나요?

수연_ 밴드를 처음 기획했을 때부터 콘셉트를 청량한 이미지로 잡았어요. 시작할 때 그렇게 정해놓으니까 이견이 있다기보다는 밴드색에 맞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맞춰간 것 같아요.

병연_ 저는 펑크랑 R&B 쪽을 많이 했었는데, 밴드 음악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었어요. 곡을 저희 안에서 쓰다 보니 자연스레 서로의 색이 곡에 잘 묻어나는 것 같아요.

철환_ 개인적으로는 올드팝을 엄청 많이 듣고 자랐는데, 드럼은특성상 음악의 전반적인 것을 다 아우를 수 있어야 해서 음악적으로 부딪치거나 그런 부분은 없어요. 다만 제 개인적 취향을 나중에 앨범에 한 번쯤 넣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밴드 이름인 ‘블루 이즈 낫 블루’는 무슨 뜻인가요?

병연_ 청량한 이미지로 밴드를 만들자고 얘기했던 터라 그런 콘셉트에 어울릴만한 이름이 뭐가 있을지 고민했어요. 챗GPT한테도 물어보고요. 블루에 우울하다는 의미도 들어있잖아요. 그래서 그 의미는 빼자는 뜻에서 ‘블루 이즈 낫 블루’라고 지었어요. 줄였을 때도 예쁜 것 같아요. ‘블낫블’.

철환_ 후보에 ‘조수연 밴드’ 이런 것도 있었는데(웃음). 블낫블보다 나은 게 나오지는 않겠다 해서 그걸로 지었어요.

수연_ 저희 중에 병연이가 가장 어려서 젊은 감성을 믿어보자,했죠.

청량하고 밝은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네요. 데뷔곡 ‘파라다이스(Paradise)’도 청량감이 느껴지는 곡이죠. 애니메이션 주제가처럼 벅차오르는 느낌도 있고요.

수연_ 그 곡은 제가 트랙 작업을 주로 하고 병연이와 멜로디 작업을 같이 했고요. 편곡은 아이디어를 모아서 작업했어요. 사실 처음에는 애니메이션 주제가 같은 느낌이 안 났으면 해서 고민했어요. 근데 병연이가 “형, 그냥 해보세요. 제가 잘 불러볼게요”라고 해줘서 그대로 했더니 너무 잘 불러준 거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잘 나와서 애정이 많이 가는 곡입니다.

공연 영상을 찾아보니 팀명과 같은 제목의 곡, ‘Blue is not blue’도 좋던데요.

철환_ 공연할 때 첫 곡으로 많이 부르는 노래예요. 각자 멤버 소개도 들어가 있고.

수연_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필살기를 초반에 다 보여주자 이런 느낌이에요.

병연_ 그렇게 와다다 보여드리면 관객들 반응도 좋고 확 몰입해주시는 게 느껴져요.

여러 무대와 경연 경험이 있는데,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수연_ 저는 남원에서 열렸던 춘향제 밴드 경연대회가 기억에 남아요. 그 당시 팀이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준비가 완벽하다고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저희가 결선까지 올라갔는데,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고 뭔가 팀의 사기가 올라가는 타이밍이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에 울산 전국 거리 음악 경연대회에서 수상했거든요. 춘향제 때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다음 대회에서 수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병연_ 울산 경연대회 때를 기점으로 팀의 컬러라든지, 무대 레퍼토리 같은 게 굳어지는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무대 위에서 이렇게 팀원들과 호흡하면 좋은 시너지가 나오는구나 하는 걸 느꼈고 뭔가 갈피를 잡게 됐던 거 같아요. 형들한테 얘기한 적은 없지만… 저한테는 그런 경험이었어서 기억에 남아요.

철환_ 저는 가장 최근인 ‘라이징스타를 찾아라’가 제일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앞에 얘기한 대회들 말고도 다른 여러 대회가 있었거든요. 그것들을 다 겪고 나서 얻은 성과니까요. 이번 무대가 저희가 가장 도파민이 터진 공연이었던 것 같아요. 이건 수상을 안해도 괜찮겠다 싶을 만큼 너무 즐거웠어요. 근데 결과까지 좋았으니 앞으로 이번 수상을 계속 떠올리면서 작업할 것 같아요. 다시 힘을 낼 수 있게 엔진을 바꾼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라이징스타를 찾아라’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그리고 이번 대회가 어떤 경험이었나요?

수연_ 이 대회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재작년 우승팀인 ‘몽돌’에 지인이 속해 있거든요. 그 형이 너희가 이 대회에서 수상한다면 정말 좋은 기회고, 이걸 바탕으로 너희 팀 뿌리를 뻗어나가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말해줬어요. 그래서 무조건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참여 팀에 부스도 내주셔서 굿즈도 처음으로 만들어봤어요. 무대에서는 ‘키타(keytar)’라고 키보드와 기타가 합쳐진 악기를 쓰기도 했죠. 여러모로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병연_ 이 대회는 밴드 활동을 오래한 분들도 많이 나오다 보니 우리가 뭘 보여줄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어요. 저희 음악에 힙합이 살짝 섞이기도 해서 그런 게 잘 보일 수 있도록 편곡도 하고, 관객이 많은 공연이라 퍼포먼스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뭘까도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수연_ 경연에서는 저희 노래인 ‘겟 아웃(Get Out)’과 크러쉬의 ‘러시 아워(Rush hour)’를 불렀는데요. 겟 아웃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적합한 곡이었고 러시 아워는 저희가 처음 만났을 때 합주했던 곡이라 편곡해서 무대에서 멋지게 보여주자고 얘기했었습니다.

참여한 팀들 중 1위를 차지하셨습니다. 발표 순간에 어떤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나요?

수연_ ‘다행이다’라는 생각이요. 제가 리더라서 책임감도 있고, 뭔가가 잘 안되면 제 탓인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우승으로 멤버들의 사기를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뭔가 증명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도와주는 객원 친구들에게도 챙겨줄 게 있어야 하는데 상금도 있어서 그 부분이 해결됐으니까요.

병연_ 싱글 음원을 내고 참여했던 큰 경연이었는데 앞으로 밴드의 발걸음을 생각했을 때 어떻게 뻗어나가면 좋을까 스스로 고민이 있었거든요. 근데 이런 큰 경연에서 많은 관객과 호흡하고, 심사위원들께도 인정받으니까 그래도 우리가 괜찮은 음악을 하고 있나 보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기분 좋고 감사했어요.

철환_ 음악은 확인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중의 평가가 저희 생각과 다르면 방향을 바꿔야 하는 거잖아요. 근데 대중 평가 점수만 봐도 너무 잘 나와서 만족했어요.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성을 확인받는 기회였던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문화재단이나 공공의 영역에서 해줄 수 있는, 신인 음악가에게 꼭 필요한 지원은 어떤 걸까요?

수연_ 사실 앨범 발매나 활동에 있어 필요한 자금을 준비하는 게 되게 중요하기 때문에 금전적인 지원이 가장 든든한 것 같아요. 

병연_ 그리고 저희는 무대에 서는 직업이다 보니 결국에는 그런 노래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야 활동을 계속할 동기가 될 것 같아요. 무대에 설 기회도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음반 발매나 공연 등 앞으로 계획된 활동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수연_ 감사하게도 이번 ‘라이징스타를 찾아라’ 우승 이후 인터뷰나 기획 공연 참여 등 연락이 와서 그걸 우선으로 하고, 조만간 앨범 발매 계획도 있어서 그 작업을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올해 말이나 내년에 단독 콘서트를 하려고 목표를 잡고 있습니다.

블낫블만의 매력과 음악 색깔을 정의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수연_ ‘우리 안에 있는 파란색을 다양하게 정의하는 노래를 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파란색이 가진 즐거움과 행복을 줄 수 있는 팀이고 싶어요.

병연_ 무대를 보거나 노래를 들었을 때 저희만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온몸으로 느껴지는 에너지를 담은 음악을 하는 팀이라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철환_ 멤버들과 음악을 할 때 항상 ‘파도’같다고 생각해요. 파도는 잔잔한 것도 있고 서핑할 정도로 기분 좋은 파도도 있고 모든 걸 다 덮치는 센 파도도 있잖아요. 그런 다양한 종류의 파도처럼 여러 색의 음악으로 사람들을 휩쓸리게 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

병연_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된 팀이고, 아직 해야 할 것도 많기 때문에 앞으로 바빠질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우리가 모여서 함께 생각했던 것들을 잊지 않으면서 즐겁게 음악할 수 있는 블낫블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철환_ 이야, 네가 어른이다.

수연_ 우리 막내가 기특해요.

인터뷰1 - 6 큐알

블루 이즈 낫 블루의
‘2025 라이징스타를 찾아라’
공연 영상

<화분> Vol.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