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삶에 해금을 더해, 일상의 행복을 켜다

화성특례시 생활문화동호회 ‘해금더하기’

각자의 삶에 해금을 더해,
일상의 행복을 켜다

화성특례시 생활문화동호회 ‘해금더하기’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악기 연주에 마음을 빼앗겨 발걸음을 멈춰 본 적이 있는가.
단 두 줄의 현으로 사람의 마음을 깊이 울리는 악기. 맑고도 애절한 음색으로
기쁨과 슬픔, 그리움과 희망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는 해금의 특별한 매력에
매료된 이들이 모였다. 처음에는 그저 아름다운 소리에 이끌렸지만,
이제는 각자의 삶에 해금을 더해 일상의 행복을 켜 내려가는 사람들, 바로 ‘해금더하기’다. 

백미희(편집실) 사진 김경수(싸우나스튜디오)

혼자가 아닌 ‘함께’일 때 완성되는 음악

해금더하기는 지난 2022년 10월, 해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배우면 더 즐겁고, 함께 연주하면 더 큰 감동을 나눌 수 있다”라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이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끈 이영순 대표는 해금을 취미로 배운 지 어느덧 10여 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이다. 오랜 시간 개인 레슨과 그룹 수업을 병행해왔던 그는 늘 마음 한구석에 ‘함께 어우러져 연주할 수 있는 모임’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혼자 하는 연주보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모여서 연주할 때 악기를 켜는 재미가 배가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본격적인 동호회 결성을 추진했다.

국악기 중에서도 해금은 보통 1년 정도 꾸준히 혼자 켜는 법을 익히면 합주가 가능해지는 악기다. 마침 온라인 카페 등에서 함께 연주할 동호회를 찾고 있던 1~2년 차 안팎의 회원들이 이영순 대표의 뜻에 공감하며 하나둘 합류하게 되었다.

혼자 연습할 때는 금방 성장의 한계에 부딪히거나 막막함이 따르기도 했지만, 한데 모여 연주를 맞춰보니 서로의 소리를 섞어 가며 비로소 합주가 주는 더 큰 즐거움에 눈을 뜨게 되었다. 서로 배우고 격려하며 실력을 키우는 과정에서 동호회는 단순한 취미 모임을 넘어 음악으로 성장하고 소통하는 든든한 공동체로 자리 잡았다.

현재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8명으로 구성된 회원들은 대부분 가정을 돌보는 주부로 구성되어 있다. 더불어 어린이집 교사, 상담 치료사로 활동하는 회원도 있어 모두가 함께할 시간을 맞추는 일은 쉽지 않았다. 주말은 종교 활동과 가족 일정으로 비워두기 어려웠고, 연습 공간 대여 시간까지 고려해야 했다. 고민 끝에 찾아낸 해답은 ‘수요일 점심시간’. 오후 출근하는 회원까지 무리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공통 시간이었다.

매주 수요일 낮 12시, 연습실에 모이는 이 시간은 회원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순간이다. 일상의 피로를 내려놓고 음악에 온전히 몰입하는, 가장 완벽한 쉼이자 해방의 시간이다.

기교보다 호흡, 오래가는 동호회의 힘

국악과 민요는 물론 대중가요와 영화음악, 클래식까지 해금더하기가 소화하는 음악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다. 최근에는 유튜브나 해금 관련 카페를 통해 편곡 악보를 쉽게 접할 수 있어 접근성도 한층 좋아졌다.

이처럼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들이 연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결코 화려한 기교가 아니다. 바로 ‘함께 호흡하는 마음’이다.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하나의 음악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기술을 넘어선 진심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믿기 때문이다.

특히 회원 중 해금 전공자가 있다는 점은 동호회의 큰 강점이다. 음악적 중심을 잡아주는 동시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레슨을 진행하며 회원들의 성장을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덕분에 경제적 부담은 낮추면서도, 연주의 깊이와 완성도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1시간 반이라는 시간은 한 달로 치면 고작 6시간 남짓한 짧은 만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하모니를 자랑하는 비결은, 전공자 동료의 세심한 코칭과 더불어 회원들이 각자 집에서 치열하게 개인 연습을 이어오며 ‘합을 맞추는 시간’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해금더하기가 안정적으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운영 방식도 한몫한다. 회원들은 한 달 5만 원이라는 회비만으로 장소 대여, 강사료, 간식비는 물론 주차비까지 해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어린이집 원장 출신으로 행정 업무에 밝은 이영순 대표가 직접 발로 뛰어 다양한 지자체 지원 정보를 모으고 있다. 가정이 있는 주부들이 매달 큰 비용을 지출하기 부담스럽다는 점을 배려해 운영의 문턱을 최대한 낮춘 것이다.

여기에 회원들의 재능 활용과 끈끈한 역할 분담이 더해지며 동호회의 내실은 더욱 단단해졌다. 의상을 전공한 회원은 직접 동대문시장에서 발품을 팔아 회원들의 무대의상 맞춤 제작을 돕고, 기획에 능한 회원은 배너와 명함을 직접 디자인했다. 매주 간식과 스케줄을 꼼꼼히 챙기는 총무의 존재까지 더해지니, 동호회는 자연스럽게 역할이 나뉘고 안정적으로 운영된다. 누군가 시켜서 의무적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 저마다 동호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즐겁게 맡은 역할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빚어내는 하모니는 더욱 아름답고 의미가 크다.

연주를 넘어 삶으로, 해금이 만든 변화

해금더하기는 요양원, 주민센터 음악회 등 문화 공연을 접하기 어려운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다니며 두세 달에 한 번꼴로 정기적인 재능기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민 음악 축제와 지역 축제 오프닝 무대, 경로잔치까지 참여하며 관객들과 따뜻하게 호흡했다.

특히 요양원이나 복지시설에서의 찾아가는 공연은 회원들에게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보람을 안겨준다. 거동이 불편해 평소 문화 공연을 접할 기회가 적은 어르신들은 해금더하기의 연주가 끝나면 거침없이 다가와 연주자들의 손을 덥석 잡으시며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곤 한다.

“어른이 되고 나면 누군가에게 순수한 칭찬이나 감사 인사를 들을 기회가 참 드물잖아요. 그런데 저희 연주를 들으시고는 너무 잘 들었다고, 먼 길 와주어 정말 고맙다고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실 때 가슴 깊은 곳에서 울컥하는 감동과 보람이 밀려와요. 연주를 듣고 흥겹게 어깨춤을 추며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해 주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마주하는 그 순간이, 저희가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됩니다.”

해금더하기는 언제나 새로운 회원에게 열려 있다. 해금은 독주보다 여러 대의 악기가 모여 소리를 쌓을 때 훨씬 더 풍성하고 아름다운 울림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다만 정기 연습 시간이 수요일 점심시간대로 고정되어 있다 보니, 함께할 회원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영순 대표는 “수요일 12시부터 2시까지 해금을 연주하며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분이라면 언제든 주저 말고 문을 두드려 달라”며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만약 당장 동호회에 가입하기는 어렵지만 해금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있는 입문자라면, 그가 전하는 몇 가지 팁에 주목해 보자. 우선 고가의 악기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한 달에 3~4만 원 선으로 이용할 수 있는 악기 대여 서비스를 추천한다. 또한 학습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강사를 매칭해 주고 강사료를 지원하는 지자체의 ‘배달강좌’ 시스템을 찾아보는 것도 초보자가 배움을 시작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악기를 배운다는 것은 특별한 재능이 있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나를 만나는 작은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해금은 보통 1년 정도 꾸준히 실력을 키우면 누구나 아름다운 합주를 연주할 수 있는 악기예요. 혼자만의 연습을 넘어 여럿이 함께하는 풍성한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다면 언제든 이곳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해금더하기는 실력보다는 함께 배우고 즐기는 마음을 소중히 여기며, 따뜻한 웃음과 음악으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해금 연주 동호회 ‘해금더하기’

  1. 활동기간 2022년 10월~ 
  2. 회원구성 30대~60대 여성 
  3. 가입문의 010-9600-4280(이영순 대표) / 인스타그램 @yoonshaeguem(송윤주 해금강사) 

<화분> Vol.71

에디터 백미희(편집실)

포토그래퍼 김경수(싸우나스튜디오)